"기회주의만 판치는 한국 정치" 깊어진 불신에 길 잃은 중도민심

"기회주의만 판치는 한국 정치" 깊어진 불신에 길 잃은 중도민심

르데스크 2024-12-12 11:14:37 신고

3줄요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중도층 사이에선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 여론이 들끓는 모습이다. 헌법의 기본 가치인 국민 자유권의 침탈 시도마저도 개인의 정치적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 여론이 커지면서 반대급부로 '새 얼굴'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尹정부 단죄론' 급물살에 커지는 조기 대선 가능성, 미래 권력에 쏠리는 국민 관심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정부는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급감했으며 대통령 탄핵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6~7일 양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무려 86%에 달한 반면 긍정 평가는 11%에 불과했다. 특히 60대(17%)와 70대 이상(27%)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 오른쪽)와 김민석 최고위원. [사진=뉴시스]

 

또 '윤 대통령 탄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찬성한다'는 답변이 74%에 달했다. '반대한다'는 답변은 23%, '모름‧응답 거절'은 3% 등이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셈이다. 특히 연령별로는 60대와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80%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 50대는 89%로 가장 높았고 40대와 18~29세도 각각 83%, 82% 등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바닥을 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야당은 즉시 탄핵을, 여당은 조기 퇴진을 각각 주장하며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곤 있지만 '윤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차기 대선이 화두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 온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으며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조명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선 테마주'까지 등장했다.

 

당장의 여론 조사 결과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쪽으로 크게 기우는 모습이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4%가 '이재명 대표'를 꼽았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9.8% △오세훈 서울시장 6.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5.5% △홍준표 대구시장 4.9% △김동연 경기지사 3.9% △김경수 전 경남지사 3.1% △없음·기타인물·잘 모름 13.8% 등이었다.

 

술렁이는 중도층 민심 "기성 정치인에 큰 실망…사태 수습 없이 자기 정치만 급급"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사진 오른쪽)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은 이 대표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차기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중도층의 비율이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인 탓이다. 특히 계엄사태 이후 중도층 내에서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진영을 막론하고 새 인물 돌풍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르데스크가 만난 중도 성향 시민들은 이번 계엄사태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 정치인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나라의 중대 위기 속에서도 하나 같이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는 이유가 많았다. 직장인 김선찬 씨(45·남)는 "여·야 유력 인사들이나 지자체장들의 행태를 보면 헛웃음 밖에 안 나온다"며 "당장 누군 사태를 수습해야 할 사람들까지 탄핵을 시켜 사태를 악화시키고 누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또 다른 누군 훈수 두는 척 하면서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눈치만 보고 침묵하는 등 정치는 없고 '정치질'만 난무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택시기사 조용현 씨(63·남·가명)는 "이번 탄핵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고 느꼈다"며 "서로 합심해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안위나 정치적 성공만을 좇고 있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탄핵사태 이후 가장 상식적인 행보를 보인 인물이 아무래도 두각을 드러낼 것 같다"며 "평소 지지 정당 없이 오로지 인물만 보고 지지를 하는 편이라 나 역시도 상식적인 행보를 보인 인물을 지지할 듯 싶다"고 부연했다.

 

▲ 탄핵사태 관련 입장문을 발표 중인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 [사진=뉴시스]

 

대학생 차승진 씨(21·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탄핵사태 이후로 정치 뉴스를 좀 보게 됐다"며 "기본 지식이 없는 입장에서 발언들을 봤을 때 전부 어떤 목적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민 대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일을 대통령이 저지른 사안인데 이걸 가지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며 "일반 국민 입장에선 이번 탄핵사태가 기존 정치인들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아마 예전에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인물이 새롭게 지지를 얻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대권주자로 언급된 인물은 하나 같이 당 중진이나 유력 인사들뿐이다"며 "그러나 중도층 사이에선 이번 계엄선포 사태 이후 기성 정치인들이 보인 모습에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새로운 인물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인물이라고 해봐야 여·야 어느 쪽이든 속한 인물일 텐데 결국 이런 식이면 중도층이 선택한 인물이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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