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CJ온스타일이 지난 5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 충북방송 등 케이블TV 3사에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이는 송출 수수료 문제를 둘러싼 오랜 갈등 끝에 벌어진 일로 업계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CJ온스타일의 행보가 홈쇼핑 업계의 ‘탈TV’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자정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 충북방송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송출 중단 예고 이후 실제로 방송 송출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을 비롯한 홈쇼핑 업체들은 IPTV,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사에 송출 수수료를 지급하고 채널에 입점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홈쇼핑 회사의 방송 매출액의 71% 수준이 송출 수수료로 나가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홈쇼핑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CJ온스타일은 송출 수수료 협상 기간 대가 산정 고료 요소를 반영해 케이블 3사와 성실히 협의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송출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는 케이블TV에 CJ온스타일의 채널 송출을 중단은 국민들의 시청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요지의 성명문을 내며 이를 비판했다.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업계는 가이드라인 적용을 비롯한 송출 수수료 산정 방식과 관련해 지속적인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수수료 갈등 논란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이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다고 밝혀 갈등이 봉합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양사 간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과기부에서는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사업자들이 절차나 방법을 잘 지켰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송출 수수료 비중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대가검증협의체를 발족하고, TF를 구성해 갈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시장 개입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다. 제도 및 규제 개선을 통해 사업자의 숨통을 틔워줄 방법을 찾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 검증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탈TV’ 가속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TV 시청자의 감소가 예상되며, 최근 홈쇼핑 업체들의 탈TV 전략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5월 16일 발표한 ‘2023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명으로,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3만7389명 감소했다.
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이승엽 교수는 지난 8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를 통해 ‘국내 유료 방송 가입자 감소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감소는 케이블TV, 위성방송 가입자 감소, IPTV 가입자의 성장 둔화로 인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됐으며,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OTT가 유료 방송을 대체하고, 모바일·비실시간 콘텐츠로 영상 시청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으며, 1인 가구가 증가해 유료 방송 가입이 저조해지고 있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다양한 탈TV 전략를 선보이고 있으며, 라이브 커머스 등 신사업이 효과적인 결과를 자아내며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송출 중단을 단행한 CJ온스타일은 탈TV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최근 라이브 커머스를 주력으로 탈TV에 힘쓰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하며 TV 매출을 넘어섰다. TV가 아닌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하며 TV 매출을 넘어섰다.
롯데홈쇼핑도 마찬가지로 신사업에 힘주는 모습이 나타난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차별화 상품 발굴, 숏 커머스 서비스 신설, 캐릭터 IP 활용 등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통해 업계의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영홈쇼핑에서도 중장년층 위주의 홈쇼핑 사용 연령대에서 확장하기 위한 방식을 택했다. 지난 11일 공영홈쇼핑은 숏폼 전용 콘텐츠관 숏찜 서비스를 오픈했다. 공영홈쇼핑은 짧은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모바일 앱 사용 빈도를 높이고 숏폼에 친숙한 2030세대까지 소비층을 더욱 넓히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업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앱 개편, 라이브 커머스, 숏폼 컨텐츠 등 다양한 모바일 전략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다만, TV는 아직까지 중요한 채널이다. 모바일 채널 활성화를 통해 전반적인 파이 확대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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