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50분 1.40원(0.10%) 오른 1431.90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내린 1429.1원으로 출발했으나 장중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1400원대 고착화 조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야간 거래에선 1442원까지 뛰면서 단기 저항선은 1450원선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고 정부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펼치고 있으나 '완화 디스카운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 1550원까지 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오는 14일 재처리할 계획을 밝혔고 계엄 사태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반면 여당은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내세우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다른 입장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0분 대국민 긴급담화를 통해 "거대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탄핵 정국이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하되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 급락, 주요국과 금리, 통화가치 변화를 고려해도 짧게 보면 원화 고유 리스크가 확대했다"며 "금융 당국의 개입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환율 상단은 1450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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