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국내 중고등학생 중 절반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불법 합성 영상물(딥페이크) 성범죄가 장난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인식을 가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관련 청소년 인식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중 54.8%가 딥페이크 관련 성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장난’을 꼽았다.
이 조사는 지난달 5~27일 중고등학교 1~2학년 학생 2145명(중학생 1052명·고등학생 10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조사 항목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과몰입 정도 ▲학교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인식 정도 ▲피해 지원 및 예방교육 부문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7.2%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에 대해 알고 있으며, 75%의 응답자가 교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여학생은 85.9%가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들은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될 수 있어서(76%) ▲주변 사람이 가해자일 수 있어서(45.4%) ▲피해 시 대처 방법을 몰라서(29.7%) 등의 이유로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피해에 따른 가장 두려운 점(중복응답)으로 응답자의 대다수인 72.2%가 ‘인터넷에서 사진‧영상이 계속 퍼지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이러한 유포‧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학생이 81%로, 남학생(6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으며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을 심각한 범죄로 인지하고 있는 비율 역시 남학생(83.3%)보다 여학생(95.1%)이 더 높았다.
관련 사건을 접한 이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대처했는지(중복응답)에 대해서는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34.9%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했다 32.1% ▲탈퇴했다 4.1% 순으로 조사됐다.
이 중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했다’는 응답은 여학생(46.4%)이 남학생(22.4%)보다 24%p,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했다’는 응답에서는 여학생(45.6%)이 남학생(17.4%)보다 28.2%p 높게 나타났다.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관련 성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의 1순위로는 ‘장난으로’(54.8%)가 꼽혔다. 그다음으로는 ▲성적 호기심 때문에(49.3%)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44.1%) ▲처벌이 약해서(38.2%) 등 순이었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확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질문한 결과(중복응답), 응답자의 92%가 ‘사진을 도용해 가짜 사진이나 영상물을 만든 사람의 잘못’을 꼽았고 75.9%는 ‘약한 처벌이 문제’라고 했다.
단 해당 질문에 피해자 책임이라는 응답자도 13.6%에 달해 교육부는 인식개선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서술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도출된 결과를 반영해 2주간 특별교육주간을 운영하는 등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인식 개선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교육부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은 딥페이크 성범죄의 주된 이유로 ‘장난 및 호기심’을 꼽고 있어 이를 심각한 범죄로 인식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과 인식개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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