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인의 혈액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이 염증 수치를 높여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플라스틱. / Meaw_stocker-shutterstock.com
지난 6일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와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 연구팀은 SCI급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5mm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이는 입이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들어올 수 있다.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폐, 간, 모유, 대변, 가래 등에서 검출된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의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36명의 혈액을 검사했다. 연구는 혈액 검체를 전처리하고 적외선분광법과 라만분광법을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참가자 88.9%의 혈액에서 1mL당 평균 4.2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성의 혈액이 약 5L라는 점을 고려하면, 혈액 속에 약 2만 1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하는 셈이다.
주로 검출된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스티렌(PS)이었다. 이들은 식품 포장에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의 체내 유입 경로를 추정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냉장고 내에 플라스틱 식품 용기가 50% 이상 있다"고 응답한 참여자에서 혈액 내 미세 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됐다.
또한, 혈액 내 미세 플라스틱이 많은 사람은 염증 및 혈액 응고와 관련된 지표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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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교수는 "정확한 기전은 더 연구해야겠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동맥경화 플라크 내에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및 사망 발생률이 4.53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바 있다.
또한지난 8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다른 장기 대비 30배 정도의 양이 뇌에 축적되며 치매나 뇌졸중 등의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건강한 한국인의 혈액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 염증 및 혈액 응고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에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에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을 줄여 체내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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