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박수연 기자] T1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최상위 세계 대회인 'PGC(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4'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T1(티원)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트로피카나 가든스 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PGC 2024' 서킷 1 파이널인 라운드 3 경기에서 51점(35킬)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기존의 그룹 스테이지를 대신해 서킷 시스템이 도입된 가운데, 세 차레의 서킷별 라운드 3에서 획득한 포인트 기준 상위 16개 팀이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하게 된다. 즉, T1은 그랜드 파이널 진출을 위한 포인트 51점을 획득한 것은 물론, 서킷 2 라운드 3부터 나서며 라운드 1·2의 생존 부담감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특히, 이번 서킷 1 라운드 1·2를 거친 팀들 가운데 최고의 순위로, 그만큼 T1의 경기력은 생존의 기로를 넘나들며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확연히 나타났다.
T1은 에란겔 맵 매치 1에서 5번째 자기장 루나 갤럭시와의 일전에서 무너지며 4점 획득에 그쳤다. 나쁘지 않은 선택과 달리 다소 무기력했던 교전으로, T1은 과거 국제 무대에서 이러한 흐름이 이후 매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T1은 이번 대회 분명 달라졌다. 에란겔 전장에서 이어진 매치 2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2번째 자기장 타입(Type·이진우) 선수가 페이즈 클랜과 루나 갤럭시 간 교전에 개입해 2킬을 빼먹으며 분위기를 일신했고, 6번째 자기장 남서쪽에서 인서클을 시도하던 광동 프릭스, 17게이밍으로부터도 각 1킬씩을 챙겼다.
또 7번째 자기장이 벗겨진 이후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는 페트리코 로드와 이터널 파이어 간 대치 구도를 파고들어 2킬을 추가했다. 비록 지나치게 몸이 쏠리며 전력이 반파된 것은 아쉬웠지만, 홀로 남쪽을 커버하던 타입이 추가로 2킬을 올린 T1은 순위포인트 4점과 함께 총 12점을 기록했다.
태이고 맵 매치 3에서는 랜드마크전에도 불구하고, 6점의 비교적 만족스러운 점수를 얻었다. T1은 첫 자기장 내내 이어진 페이즈 클랜과의 대치 구도 속에서 제니스(ZeniTh·이재성)를 내주기는 했지만, 타입의 판처파우스트에 힘입어 값진 4킬을 챙겼다. 특히, 타입은 랜드마크전 여파로 인해 5번째 자기장 홀로 생존한 상황에서도 트위스티드 마인즈로부터 1킬을 챙긴 것은 물론, 순위포인트 1점까지 더했다.
T1의 견고한 경기력은 론도 맵 매치 4에서 빛을 발했다. 첫 자기장부터 타입과 이엔드(EEND·노태영)가 케르베로스 이스포츠로부터 1킬씩을 만들어 내며 기세를 올렸고, 4번째 자기장 외곽 나투스 빈체레와의 일전에서도 이엔드를 잃기는 했지만 4킬로 승리하며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3킬로 디 익스펜더블스와 데이트레이드 게이밍 등을 정리하며 북쪽을 장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TOP 4 진출에도 성공했다. 특히, T1은 매 국면마다 필요한 킬을 만들어 내는 등 깔끔한 경기력으로 5킬을 추가, 14킬 치킨 획득에 성공했다.
팀 내 막내인 타입이 7킬 611대미지로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으며, 제니스가 5킬 519대미지로 그 뒤를 받쳤다.
단숨에 24점을 추가한 T1은 2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 3위권과의 격차를 12점까지 벌린 덕에 미라마 두 매치에서 5점 추가에 그쳤으나 순위를 유지한 채 서킷 1 일정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김동연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T1의 경기력에 대해 "라운드 2와 달리 라운드 3에서는 기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기대 이상이었다"며, "교전이 시원하게 이뤄지다 보니 본인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 대한 신명관 감독의 동기부여와 마인트 컨트롤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신정민 해설위원은 타입 선수를 치켜세웠다. 신 해설위원은 "타입 선수의 재발견"이라며, "무게감 있는 PGC 무대에서 2006년생의 어린 선수가 이 같은 활약을 선보이는 것은 향후 대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입은 라운드 2에서 9킬 1717대미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6개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14킬을 올리며 킬리더에 등극했다.
한편, 서킷 1 파이널에 진출한 한국의 또 다른 팀 광동 프릭스는 39점, 7위로 마무리하며, 서킷 2에서는 라운드 2부터 출전, 라운드 3 진출을 위한 또 한 차례의 생존 스테이지를 치르게 됐다. 매치 4까지 서킷 2 파이널 직행이 가능한 4위를 유지했으나, 미라마 두 매치에서 5점 추가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이로써, 서킷 1 일정을 모두 마친 PGC 2024는 곧바로 12일부터 서킷 2 일정에 돌입한다. 한국 팀 가운데에서는 서킷 1 라운드 1에서 탈락한 젠지가 가장 먼저 나서게 되며, 서킷 2 라운드 1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시작하며, 배그 e스포츠 공식 유튜브, SOOP(숲), 치지직, 틱톡, 네이버 e스포츠 채널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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