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가격을 어떻게 낮출지에 대해선 언급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비만 치료제의 가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는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머스크는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GLP 억제제를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에 제공하는 것보다 미국인의 건강, 수명, 삶의 질을 더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무엇도 근접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험사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의 선언문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다'라고 적힌 부분을 자신의 글과 같이 올렸다.
머스크가 언급한 GLP 억제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GLP-1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호르몬으로 이를 기반으로 만든 비만 치료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가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를 통해 비만 치료제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는 가운데 머스크가 이런 주장을 했다고 주목했다.
현재 메디케어는 GLP-1을 당뇨나 심장질환 치료에 쓰는 경우 비용을 부담하지만, 2003년 법은 GLP-1을 체중 감량 용도로 사용할 경우 메디케어 적용을 금지했다.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의회도 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훨씬 더 많은 사람이 GLP-1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게 되겠지만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들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관측했다.
머스크는 GLP-1의 비용을 어떻게 낮출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월 엑스 글에서도 "의료 비용의 대부분은 삶의 막바지에 발생하며 흔히 비만이 큰 역할을 한다"며 "GLP와 다른 식욕 억제제는 21세기 의료와 삶의 질에 가장 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회예산국(CBO)은 GLP-1 비만 치료제에 보험을 적용해도 다른 의료 지출이 감소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추산한 바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공공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 센터장에 발탁한 메멧 오즈 박사도 GLP-1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HHS) 장관에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비용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으며,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제약회사들이 GLP-1 비만 치료제를 "미국인들에게 팔 것으로 기대한다. 왜냐면 우리는 너무 멍청하고 약에 중독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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