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을 앞두고 헝가리와 러시아가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에너지 분야 협력과 대금 결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헝가리 외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두 정상은 에너지 대금 결제 문제를 해결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대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 중단에 동참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국 원전 단지에 러시아산 원자로 2기를 새로 건설하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을 고리로 밀착했다. 문제는 EU와 미국의 제재로 은행을 통한 대금 결제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날 양국 정상이 대금 결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기존 은행 창구를 제재 대상이 아닌 가스프롬뱅크로 바꿔 가스와 원전 관련 대금 결제를 용이하게 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도 의견이 오갔다.
씨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방송에서 "오르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오늘 전화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솔직하게 공유했다"고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비전을 제시했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법령까지 만들어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씨야트로 장관은 부연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관료들이 러시아 지도부와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만들며 종전 협상을 거부해왔다고 주장한다.
오르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개적으로 친분을 드러낸 정상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도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공공연히 인정하며 거리두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개인 리조트에 초청해 교감을 나눌 정도의 '절친'으로 통한다.
오르반 총리는 12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 등을 논의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나누며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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