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WK리그 신인드래프트와 시상식이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다. 그러나 운영 주체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리그 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행사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11일 스포츠동아가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행사가 신인 선수 발굴과 기존 선수들의 성과를 기리는 자리임에도 운영의 불안정성으로 그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여자축구의 최고 무대인 WK리그는 2009년에 시작해 16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리그의 체계적 운영과 안정은 여전히 난제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WK리그의 운영을 뒷받침하던 보조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재정적 압박이 가중됐다. 3년 전만 해도 30억 원에 달하던 보조금이 현재 2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와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일부 후원사도 리그를 떠나며 리그 운영에 큰 어려움이 발생했다.
WK리그의 운영을 책임지는 한국여자축구연맹은 유소녀 축구를 포함한 아마추어 여자축구의 전반을 관장한다. 춘계 및 추계 연맹전, 여왕기대회 등 주요 대회를 주최하며 국내 여자축구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WK리그라는 사실상의 프로 리그 운영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운영 주체인 연맹 자체가 인력 부족과 재정난에 시달리며, 리그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오규상 연맹 회장은 리그 운영의 어려움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사무국 인력 부족과 재정난으로 WK리그의 운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축구계 내부에서는 연맹이 지속적으로 WK리그를 대한축구협회(KFA)에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이 방안이 불발된다면 리그 운영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연맹은 KFA에 보조금 증액과 사무국 인력 확충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FA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연맹 지원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WK리그는 가까스로 다음 시즌 운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현재 WK리그는 8개 구단이 참가해 보조금을 통해 겨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리그 규모 확대는 오히려 리그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운영 주체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실질적인 재정적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연맹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KFA에 책임을 떠넘길 경우, 리그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WK리그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리그 운영 주체들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리그 규모와 현실을 고려한 실리적인 운영이 뒷받침돼야 하며, 연맹과 KFA는 이에 대한 명확한 역할 분담과 장기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여자축구 선수들이 경기를 위해 가림막 없는 천막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열악한 대회 환경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지소연(33·시애틀 레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장이 "미국에서는 큰일 날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소연은 지난달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그래왔으니 그랬던 것일지 모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라커룸도 없이 화장실이나 천막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며 "만약 이 상황이 외국에서 일어났다면 큰 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우리 선수들은 그런 환경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열린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경기장에 라커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선수들이 가림막 없는 천막이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이 대회는 국내 여자축구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로, 이 사실은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또한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이 문제를 홈페이지를 통해 다루며 "폭염 속 대회에서 여자 선수들이 사람들 앞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고 전했다.
지소연은 "이런 상황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소리를 낸다고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정말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지소연은 WK리그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WK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10년째 제자리"라며, "현재 WK리그 최고 연봉은 50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이 상한제는 2009년부터 시행되었다"고 말했다. 신인 선수들은 1차 지명 시 3000만원, 4차 지명 이후에는 2000만원을 받는다.
지소연은 "영미권에서 요구하는 남녀 선수 동일 임금과는 다른 이야기"라며, "남자 선수와 같은 임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리그나 대표팀에 필요한 기본적인 환경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12일 여자축구의 미래와 현재를 잇는 두 가지 주요 행사를 진행한다. 오전 11시에는 2025년도 여자실업축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오후 2시에는 초중고부터 일반부까지 아우르는 연말 시상식이 열린다. 장소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이다.
이번 드래프트는 여자축구 신인 선수들에게 중요한 기회다. 총 50명이 실업팀 입단을 위해 지원했다. 이 중 지명된 선수는 실업팀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지명 순서는 행사 당일 추첨으로 결정된다. 지명 방식은 'ㄹ'자 순환 방식으로, 홀수차는 추첨 순서대로, 짝수차는 역순으로 진행된다. 이 모든 과정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공개된다.
오후에는 연맹이 주최하는 연말 시상식이 열린다. 이 행사는 단순히 WK리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초중고, 대학부까지 각 부문에서 최우수 성적을 기록한 팀이 선정된다. WK리그에서는 골키퍼상, 수비수상, 미드필더상, 공격수상 등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가 8개 실업팀 지도자와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신인상은 실업팀 지도자들이 선정하며, 득점왕과 도움상은 대한축구협회 전산 기록에 따라 WK리그 정규 28라운드 기준으로 수상자를 확정한다. 올해의 감독상과 심판상도 포함돼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공로를 인정받은 관계자들에게 감사패와 공로패를 수여하한다. 여자축구연맹은 이번 행사를 통해 여자축구의 성장과 화합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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