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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성인의 혈액 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밝힌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와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공동 진행한 연구 결과, 무려 88.9%에 달하는 32명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11일 밝혔다.
인체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다는 우려는 2010년대부터 제기되었으며, 이후 인간의 혈액과 대변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연구가 발표되며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졌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몸 안에 많은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아직 없으며,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상관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연구팀은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오염 방지를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채혈을 진행하고, 혈액 내 미세 플라스틱을 확인하기 위해 적외선 분광법(μ-FTIR)과 라만 분광법(μ-Raman)을 활용해 검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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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36명 중 32명(88.9%)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사람에게서는 평균 혈액 1㎖당 4.2개의 조각이 관찰되었으며, 주요 검출 유형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스타일렌(PS)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냉장고 안 식품 용기 중 50% 이상이 플라스틱 용기라고 응답한 참여자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연구팀은 병원에서 수행하는 혈액 검사를 통해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다면 염증과 혈액 응고 관련 지표가 상승하는 경향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액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함을 밝힌 것으로, 염증 및 혈액 응고와의 연관성을 제시함으로써 주요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피인용지수 3.8)에 게재됐다.
이동욱 교수는 “최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위험인자일 수 있다”며 “일상생활 중 플라스틱 사용과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해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