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는 폴란드가 유럽 안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PAP통신에 따르면 아담 슈왑카 폴란드 EU 담당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의장국으로서 안보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유럽 방위산업을 키우고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에너지·식량·보건은 물론 불법 이민과 사보타주(파괴공작) 차단도 '내부 안보'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U 회원국들이 반년씩 돌아가며 맡는 의장국은 의제를 설정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폴란드 정부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활용해 EU와 미국 사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 4월 트럼프를 찾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올리자고 제안하고 우크라이나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10일 내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이 이번 겨울 시작될 수 있다며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5%를 국방에 투입하는 폴란드가 트럼프 당선인의 '안보 무임승차' 주장에 대한 최선의 답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정부는 '안보, 유럽!'(Security, Europe!)을 EU 의장국 수임 기간 구호로 정했다. 올해 하반기 의장국 헝가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본떠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ake Europe Great Again·MEGA)를 내세웠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 7월 의장국 임기가 시작하자마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중국을 잇따라 찾아가 '평화 임무'를 자처했다. 헝가리의 친러 행보에 회원국들이 헝가리 주최 회의를 보이콧하는 등 마찰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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