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발의에 나서면서 이 탄핵안의 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이른바 '2차 탄핵안'을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오는 14일 오후 5시에 표결에 부쳐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번 탄핵안에 윤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민 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비롯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내용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 과정에서 나온 계엄 사태 관련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계엄군에 국회 봉쇄와 국회의원 체포 등 내란에 해당하는 명령을 직접 지시한 혐의 등도 추가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이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매주 재발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탄핵소추안 표결이 토요일인 14일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토요일로 표결 날짜를 잡은 건 집회시위자들을 국회의사당으로 집결해 국회에 있는 직원, 당직자, 국회의원들과 맞닥뜨리게 할 의도"라는 논리다.
권성동·윤상현·김기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토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국회 관계자들의 신변 안전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우 의장에게 토요일 소추안 상정을 지양해달라고 했다"며 "지난주 집회시위자들이 주요 출입구를 봉쇄한 상태에서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 신분증까지 조사하는 상황이었고, 경찰도 아니고 집회 시위자들이 무도하게 국회 직원과 당직자, 의원들을 위협적으로 대하는 것이 재현되면 안 된다"고 했다.
2차 표결, 결과 달라질까?
이런 가운데 본회의에 상정될 2차 탄핵안에 몇 명의 의원들이 찬성할지 주목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탄핵안 표결에서 '부결(반대)' 및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이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만 표결에 참석, 5표가 부족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하지만 1차 탄핵안 때와는 달리 현재 탄핵안 처리에 대한 여당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차 탄핵안에는 적어도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2차 탄핵에 대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 의원 등 5명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 단일대오가 무너질 기류가 보이면서 14일 2차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후보인 권성동 의원은 "아직까지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론 변경을 위해서는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면서 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언제쯤 조기 퇴진할지에 대해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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