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위의 런웨이 : 패션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 필름

스크린 위의 런웨이 : 패션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 필름

마리끌레르 2024-12-11 14:36:54 신고

패션과 영화, 이들이 만나면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화라는 서사적 도구를 통해 옷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 감정, 그리고 철학을 담는 작품으로 조명하는 것이죠. 여러 패션 하우스가 저명한 영화감독과 손잡고 만들어 낸 스크린 속 새로운 세계를 소개합니다.

SAINT LAURENT <FRENCH WATER>, 짐 자무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ㅣ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 / 2021

1980년대 미국 인디 영화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짐 자무쉬(Jim Jarmusch) 감독은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벗어나 독특한 캐릭터와 앤티크한 감성으로 본인만의 예술적 형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French Water>는 누군가 즐기고 간 파티 현장에서 시작해 텅 빈 파티장에 홀로 무언가를 지긋이 바라보는 웨이터의 시선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영화인데요. 생 로랑의 2021 S/S 컬렉션 룩을 입은 여성들과 ‘물’이라는 오브제를 통과하며 미로 같은 대화가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서사적으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보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감각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어 소비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는데요. 생 로랑이 가지고 있는 대담함과 반항적이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PRADA <CASTELLO CAVALCANTI>, 웨스 앤더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ㅣ미우치아 프라다 (Miuccia Prada) / 2013

완벽 대칭 구도와 화려한 색감에 대한 집착으로 독보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은 이제 그 이름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가 프라다와 손잡으면 어떤 영상이 탄생할까요? 195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CASTELLO CAVALCANTI>는 프라다 로고가 새겨진 점프슈트를 입은 카레이서가 뜻하지 않게 예수상을 들이받으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내 화려한 카페의 네온사인과 진열되어 있는 와인병, 전화 부스 등 디테일한 세트 디자인과 등장인물들의 고급스럽고 정교한 의상들을 통해 프라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은유적으로 제시하죠. 물론 앤더슨 감독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과 영상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죠.

Zegna <A Rose Reborn>, 박찬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ㅣ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 / 2014

대한민국의 거장 감독인 박찬욱 감독도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적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을 대표하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함께한 건데요. 박찬욱 감독은 총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탄탄한 스토리를 구축했죠. 동시에 사회 공헌을 중요하게 여기는 제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충실히 녹였습니다. <A Rose Reborn>은 두 주인공이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꽃을 피우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양복을 입고 광산에 가기도 하고,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노는 이코노미 좌석을 타기도 하죠. 그리고 이 모든 낯선 경험에는 제냐의 ‘브로큰 슈트’가 함께합니다. 상황에 따라 재킷과 팬츠를 자유롭게 믹스 매치할 수 있는 옷으로, 극에서도 두 주인공이 재킷과 바지, 그리고 넥타이까지 계속 바꿔입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과 제냐는 시종 유쾌하고 패셔너블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관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GUCCI <Ouverture Of Something That Never Ended>, 구스 반 산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ㅣ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 2020

당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2015 F/W 컬렉션을 떠올리게 하는 <Ouverture Of Something That Never Ended>은 “패션이 안전지대를 벗어나면 어떤 새로운 지평이 열릴지, 패션쇼의 워킹을 멈추면 옷은 어떠한 삶을 살게 될지”를 질문하며 출발했습니다. 메가폰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 감독이 잡았죠. 이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배우 겸 행위 예술가 실비아 칼데로니(Silvia Calderoni)가 특정한 공간과 도시 일대에서 경험하는 기묘하고 초현실적인 일상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파스텔 톤의 색감과 독특한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일곱 번째 에피소드의 막바지에 다다르죠. 각 에피소드마다 해리 스타일스, 빌리 아일리시와 같은 유명인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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