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돼지고기 등 육류 중에서도 생닭은 특히나 물에 헹구고 조리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농무부는 "생닭을 씻지 말아야 한다"고 권장한다.
싱크대에서 생닭을 씻는 과정에서 흐르는 물이나 튀는 물 등이 싱크대와 주변 주방 기구, 다른 음식들에 퍼지면서 오히려 닭 표면에 있던 캄필로박터와 살모넬라 등의 균이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들이 퍼져 교차오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균을 없애기 위해 싱크대에서 물로 씻어내면 균이 물과 함께 주변으로 퍼질 수 있다. 싱크대 외에도 조리 기구, 다른 식품의 표면에 묻으면 위생을 위해 한 행동이 세균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 미국 농무부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와 공동으로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생닭을 씻은 뒤 주방 싱크대와 그 주변의 60%가 세균으로 오염됐다고 한다.
생고기는 물로 씻기보다는 핏물, 이물질 등을 키친타올로 닦아내는 게 좋다. 생고기 표면에 균이 있더라도 충분히 가열하면 살균된다. 어쩔 수 없이 씻어야 한다면 식재료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세척하는 게 좋다. 채소류, 육류, 어류, 생닭 순으로 씻고 미리 세척한 재료와 조리 기구는 안전한 곳으로 옮긴 상태여야 한다.
닭이 알을 낳을 때는 표면에 블룸이라는 막을 만들어 박테리아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계란을 유통할 때도 이 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소독하여 판매한다.
하지만 집에서 계란을 씻으면 이 막이 손상되어 박테리아가 오히려 달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기에 냉장고에 보관하고 달걀 껍데기가 지저분하다면 물에 씻기보다 깨끗한 마른행주로 표면을 살살 닦아내는 것이 좋다.
육류와 마찬가지로 흐르는 물에 생선을 씻을 경우 교차 오염될 수 있다. 따라서 세척과정 없이 바로 열 조리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갓 잡은 조개, 굴, 홍합, 가리비 같은 해산물은 모래와 흙을 제거한 후에 요리해야 하기에 세척이 필수다.
버섯에는 항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물에 쉽게 녹는다. 물과 닿으면 영양뿐 아니라 맛도 떨어진다. 버섯은 따로 씻지 않고 요리해도 되지만, 찝찝하다면 물에 적신 행주를 이용해 이물질이 묻어 있는 부위만 살살 닦아 털어내는 게 좋다. 말린 표고버섯 역시 물에 너무 오래 불리지 않도록 한다.
파스타를 더 맛있게 즐기려면 면을 물에 헹구지 말아야 한다. 파스타 면에는 소스가 잘 배어나도록 하는 녹말 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런데 파스타 면을 물에 씻으면 녹말 성분이 제거된다. 파스타 면은 끓는 물에 넣고 삶은 뒤, 찬물에 가볍게 헹궈주면 식감이 살아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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