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학생회는 1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공식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대통령과 충암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연관으로 인해 재학생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져 학생회의 입장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학생회는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고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등학교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재학생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학생회는 "사태 이후로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계속해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재학생은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암고등학교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 없었다"며 "부디 충암고등학교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 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차관 등이 모두 충암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이 화제가 됐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과 오세현 학부모회장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현재 학교가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갖은 비난을 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이 나왔느냐'는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조롱과 비난 등 일부 시민들의 테러 행위가 잇따르자 충암고는 지난 6일 복장을 자율화하고 등굣길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