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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 대한민국은 ‘비상계엄’ 선포로 혼란을 겪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됐으나 약 6시간 만에 해제됐고 이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 사건은 포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비상계엄’이 주요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궁금증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각종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
문득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새로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정보를 정리하고 제공할지 궁금해졌다. 비록 아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오픈AI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이용해 보았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8월 미국에서 설립한 AI 기반 검색 엔진 플랫폼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매일 사용한다고 밝힐 정도로 외국에선 유명하다.
퍼플렉시티는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제공한다.‘소나(Sonar) 8B’ 모델을 사용하는 무료 버전과, △소나 405B △GPT-4o △클로드(Claude) 3.5 모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료 ‘프로’ 버전(월 2만 9000원, 연 29만원)이 있다. 이 서비스는 한국어도 지원하며, 4가지 목소리(남성 2명, 여성 2명)로 음성 해설이 가능하다.
퍼플렉시티 앱을 다운로드하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무료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에 ‘지식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환영 문구가 나타나며, ‘재활용 규칙’, ‘골프 스윙을 완벽하게 하는 방법’, ‘우주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요?’, ‘샴페인은 왜 축하의 음료인가?’ 등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주요 질문을 터치 한 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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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아래쪽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이용자가 텍스트 또는 음성으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검색창이 위치해 있다. 이 검색창에서는 검색 범위를 △인터넷 전체 △출판된 학술·논문 △웹 검색 없이 텍스트 생성 또는 채팅 △수학 △비디오 △소셜 미디어 등 여러 옵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지난 4일 오후 기준 ‘South Korea’s Martial Law Fight(한국의 계엄령 분쟁)’이 자동 완성 검색 실시간 상위권에 떠 있었다.
그만큼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나 보다. 검색 범위를 ‘인터넷 전체’로 하고 클릭을 해보니,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 등 보도 내용을 출처로 한 영문 답변이 나왔다.
한국인은 한글로 봐야지. 검색창에 ‘비상계엄 선포’를 입력하자, 국내 언론과 외신, 유튜브 등 8개 출처를 기반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비상계엄 해제 등의 주요 내용이 3개의 문단으로 간단하게 정리된 답변이 한눈에 보였다. 텍스트 답변 상단에는 관련 사진 등 이미지도 함께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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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의 장점 중 하나는 답변 끝 부분에 자동으로 관련 질문들이 추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포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경제적 영향은 무엇이었나요?’ 와 같은 추가 질문들이 나타난다.
이 질문들을 클릭하면 화면이 아래로 계속 이어지며, 사용자는 관련 현안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서,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다른 궁금증이 생기면, 화면 하단에 항상 활성화된 검색창에 직접 질문을 입력해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기자는 ‘비상계엄 선포 해프닝이 정권에 어떤 후폭풍을 미칠까?’ 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정치적 후폭풍 △경제적 불안정 △국제적 신뢰 하락 등으로 구분된 간결한 답변이 나타났다.
IT 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비상계엄이 IT 업계에 미친 영향은?’ 이라는 질문을 덧붙이자, △업무 환경 변화 △불확실성 증가 △브랜드 이미지 우려 등을 언급하며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정보는 아니지만, 빠르고 간편하게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였다.
끝으로 가장 궁금한 질문이 떠올라 퍼플렉시티에 물어봤다. “도대체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을 선포한 거야?” 답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생중계로 발표한 긴급 대국민 담화문의 내용과, 이를 해석한 언론 보도들을 요약한 수준이었다.
아무리 똑똑하고 데이터가 방대한 AI라도 독심술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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