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사상 최고 성적인 3위는 이동경, 김봉수, 박승욱(왼쪽부터)이 있기에 가능했다. 모두 군 복무 기간을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김천 상무는 국내 프로축구단 중 유일한 군팀이다. K리그 최고 수준 선수들로 구성돼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으나, 입대와 전역이 오가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선수단 운영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천은 올 시즌 K리그1 3위(18승9무11패·승점 63)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뛰어난 선수들의 실력을 극대화한 정정용 감독의 ‘점유율 축구’와 팀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김천의 돌풍을 이끈 전사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11월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선 K리그1 베스트11 후보로 선정된 이동경(27), 김봉수(25), 박승욱(27) 등 3명이 전투복을 입고 등장했다. 포지션도 각자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이기에 올해 김천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에서 두각을 드러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이동경과 박승욱은 베스트11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이동경은 빼어난 공격 본능으로 김천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4월 입대한 그는 기초군사훈련 직후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시즌 후반기 5골·1도움을 올리며 정상궤도로 올랐다. 전반기 울산에서 뽑은 공격 포인트까지 합하면 12골·6도움의 성적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했다. 동료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는 ‘메디힐과 함께하는 2024 동아스포츠대상’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김천에서 보내는 시간을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이동경은 “입대 직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김천 선수들 모두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좋은 환경에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좋은 성적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K3리그 부산교통공사부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를 거쳐 김천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박승욱은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봉수 역시 “김천에선 운동과 휴식은 물론 식사 시간까지 규칙적이라 컨디션 유지에 용이하다. 훈련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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