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태우 동대문24 대표, 서울국제소싱페어서 진출전략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베트남이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진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사업 목표를 설정하되, 초기에는 욕심을 내려놓고 일단 '간을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베트남 해외 직접판매(역직구)몰 동대문24의 예태우 대표는 4일 베트남 진출을 노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예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소싱페어 세미나에서 '베트남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현 상황과 진출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는 등 앞으로 1∼2년 안에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흐름을 주시하다가 베팅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내년 중 시행을 목표로 100달러(약 14만원) 이상을 해외 직구하는 자국민에게 관세를 매기는 내용의 통관법을 구상 중이다. 내후년에는 전자상거래 관련 신규 법안이 공개될 전망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베트남 세관에서 개인통관고유번호를 발급하겠다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당장은 가능하지 않겠지만, 법령 정비를 통해 불법 유통 단속, 세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연 7%대 경제성장을 통해 두터워진 베트남 중산층들의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유리한 요소라는 것이 예 대표의 분석이다. 베트남에 먼저 자리 잡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선전에 힘입어 우리나라 브랜드 또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팬데믹 이후 전자상거래의 생활화, VN페이 등을 통한 온라인 결제 보편화,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견제 등도 베트남 진출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힌다.
반면 판매자에 대한 신뢰도 구축은 업체들의 선결과제라고 예 대표는 설명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싱가포르 기반의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Shopee)와 틱톡이 각각 71.4%, 2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예 대표는 "중국제가 대부분인 '쇼피'에서 주문을 해보면 사진과 다른 물건이 올 때가 많은데 환불·교환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베트남은 아직 소비자보호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지라 이같은 경험은 플랫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 소비자는 한국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유아용품 등을 특히 선호하는데, 셀러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구매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독자가 많은 인플루언서는 그만큼 몸값도 높은 만큼 무조건 유명인을 찾기보다 마케팅 효과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예 대표는 "정품 인증을 받은 한국제를 판매하는 동대문24처럼 보다 세분화·전문화된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단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샘플을 팔아보고 피드백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현지에 도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sunny10@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