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근육을 키우는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반복 복용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로 기소된 헬스트레이너에 대한 유·무죄 판단에 1·2심에서 엇갈렸다.
광주지법 형사4부(정영하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헬스트레이너 A(31)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2013년 최초 병역 판정 검사에서 2급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받았으나, 학업 등을 이유로 계속 입영을 연기하다 신체적 부작용을 야기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2020년 '이차성 생식샘 저하증'으로 5급 전시 근로역 처분을 받아 고의로 병역 의무를 감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이 불법 약물 업자에게 구입한 간수치를 높이고 성선기능을 약화하는 등 부작용이 있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 호르몬제 등을 투약해 고의로 신체를 훼손했다고 봤다.
그러나 A씨는 약물 복용은 헬스트레이너로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이에 대해 "피고인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계속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가 지인에게 군대에 다녀오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점 등 정황 있어 병역을 면탈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입영이 문제 되는 시기에 고환위축 내지 성선저하증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피고인이 '약물을 복용해 군대에 안 가겠다'고 말한 사실을 증언한 제보자도 있다"며 "메모나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군 복무를 자신의 미래에 대한 장애 사항으로 여기며 이를 회피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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