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대국민 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4일 오전 해제한 가운데, 가상자산 기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 윤석열 대통령의 연내 퇴진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등장했다.
폴리마켓에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베팅이 약 7개 열렸다. 이중 “윤 대통령이 2024년 한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약 39만 1419달러(약 5억 5440만원) 규모의 베팅이 이뤄졌다. 연내 윤 대통령이 퇴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예’를 택하는 방식으로, 4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윤 대통령의 퇴진 가능성은 73%로 점쳐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3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선포 직후인 밤 11시경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관으로 지명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일체의 정치 활동 금지’ ‘가짜 뉴스, 여론 조작, 허위 선동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 계엄사 통제’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 위반 시 처벌’ 등의 내용이 담긴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를 발표했다.
포고령 발표 후 국회에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도착해 유리문을 부수고 국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보좌진과 시민들은 출입을 막고 군인들과 한동안 대치했다. 4일 새벽 1시 1분경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20분경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이어 4시 30분 국무회의 의결로 비상계엄 해제가 절차적으로 마무리됐다.
비상계엄 선포는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부산 지역에 9일간, 10‧26 사건 이튿날인 1979년 10월 27일부터 1981년 1월 24일까지 439일간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시행된 게 마지막으로, 45년 만이다.
외신들의 우려도 높다. BBC는 “심야 TV 방송을 통해 발표된 윤석열의 과감한 조치에는 ‘반국가세력’과 북한의 위협이 언급됐다. 그러나 그것이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그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것이 곧 분명해졌다”면서 “윤은 포위된 대통령처럼 필사적으로 행동했다고 관측자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22년 대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윤 대통령이 국내 지지율이 낮다면서 야당과 의회를 겨냥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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