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통증 없는 탈장,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 빠르게 치료해야

[굿클리닉] 통증 없는 탈장,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 빠르게 치료해야

이데일리 2024-12-04 06:1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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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탈장은 신체 내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탈출한 장기는 자연히 제자리로 복원되기도 하지만, 내버려두면 장기가 괴사하거나 장폐색 증상이 생기는 등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탈장클리닉 최성일 교수가 환자에게 탈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탈장은 신체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다. 이 외에 대퇴 부위에 생기는 대퇴 탈장, 배꼽 부위에 생기는 제대 탈장 등도 있다. 주로 10대 미만 어린이나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소아는 대부분 선천적 장기 이상으로 발생하며 성인은 복벽을 구성하고 있는 근육이나 근막이 약해지면서 생긴다. 복압이 높아지면 더 위험한데, 복부 수술력, 복부비만, 과도한 운동, 임신, 복수, 만성 폐쇄성폐질환, 전립선 비대 등은 복막의 압력이 올라가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탈장은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탈출 장기가 쉽게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탈출 장기의 압력이 높아지고, 덩어리가 커지고 통증도 서서히 시작된다. 기침 등 복벽에 압력이 생기는 경우, 장시간 서 있는 경우 덩어리가 더 튀어나올 수 있다. 병원에서는 촉진을 통해 돌출된 덩어리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복부 CT 촬영을 통해 정확히 진단한다.

탈장은 장기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기도 하고, 통증이 크지 않아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자칫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탈장이 심해지면 탈출된 장기가 장에 끼어 복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 상태가 발생한다. 이때 해당 부위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장기가 썩을 수 있는데, 이를 ‘교액 괴사’라 한다. 교액 괴사는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장천공, 장폐색, 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탈장됐다면 감돈이나 교액 괴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술을 통해 응급상황 발생 전에 교정을 하는 것이 좋다.

탈장 수술은 튀어나온 장을 제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진행되며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다만 수술 후 마취에 관련된 합병증이나 출혈,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복벽이 너무 약한 경우 수술 후 재발할 수도 있다.

이전에는 탈장 수술의 대부분이 개복수술로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의 시행이 크게 늘었다. 최소 침습으로 진행되는 만큼 통증과 흉터가 적고 빠른 회복으로 일상생활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3차원 시야에서 로봇 관절을 통해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감염이나 합병증의 부담이 줄었다.

70세 이상의 노년층은 수술 후 합병증이나 수술 시간의 문제로 복강경·로봇수술을 쉽게 적용이 어려웠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수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탈장 클리닉 교수팀은 2018년 연구를 통해 고령 환자에게 복강경 수술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하기도 했다. 최성일 교수는 “탈장 환자는 수술 전이나, 수술 이후 1개월 정도는 복부에 압력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과도한 운동이나 등산 골프 등 복벽에 힘이 들어가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으며, 탈장이 복구되지 않는 상황에는 바로 병원으로 내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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