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돌풍 제오르제스쿠 후보 결선행…'첫 여성대통령 도전' 후보와 맞대결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대선 1차 투표 결과의 효력을 인정했다고 AF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안 헤나체 헌재소장은 이날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검표 결과 어떠한 부정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유효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결선 투표는 예정대로 오는 8일에 실시된다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의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는 지난달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22.9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4%에 그쳤던 그가 예상을 뒤엎고 1위에 오르자 부정선거 논란이 일었다.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이끄는 현 루마니아 정부는 "선거 공명성에 영향을 미칠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헌재는 "선거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다른 후보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재검표를 명령했다.
헌재는 재검표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이날 재판관 9명의 만장일치로 선거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1차 투표 결과의 효력을 인정했다.
무명 후보였던 제오르제스쿠가 돌풍을 일으킨 데에는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선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가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키자 서방 진영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돌풍으로 총선에서 극우당 결속동맹(AUR)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결과는 예측을 빗나갔다.
전날 치러진 총선에선 친EU 성향의 집권당 사회민주당(PSD)이 22.32%의 득표율로 AUR(18.28%)을 4%포인트 이상 앞서며 승리했다.
이에 따라 PSD 주도로 연정을 구성, EU 성향의 정책 노선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AUR가 2020년 총선에 비해 득표율을 2배로 끌어올리는 등 극우 세력이 급부상하면서 루마니아의 정치 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에 못 미치고 2위인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19.18%)와 격차가 크지 않아 당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선에서 제오르제스쿠와 양자 대결을 펼치는 라스코니는 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가 당선되면 루마니아 역대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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