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황금알 미국시장 부침에 "조현상 믿어도 될까" 의구심 커진다

HS효성 황금알 미국시장 부침에 "조현상 믿어도 될까" 의구심 커진다

르데스크 2024-12-02 18:06: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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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삼남이자 조현준 현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HS효성 산하 미국 법인들의 부진 때문이다. HS효성 주주들 사이에선 미국 법인들이 주춤하기 시작한 시기가 조 부회장이 형인 조 회장과 형제공동 경영을 통해 그룹 전반의 사업을 돌보던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조 부회장의 책임론 운운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계열분리로 책임 분산의 명분마저 사라졌다며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촉구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형제경영 시작과 동시에 중단한 미국 로비 활동, 악재 휩싸인 미국 계열사들 줄줄이 휘청

 

과거 효성그룹은 미국 사업에 꽤 적극적이었다. 당장 로비 활동만 보더라도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고용한 로비스트만 8명에 달했다. 그 중 회전문 로비스트(Revolving)도 4명이나 됐다. 계약한 로비 대행업체 또한 미국 정가에서 명성을 날리던 '아놀드 포터(Arnold & Porter Kaye Scholer)'였다. 당시 효성그룹 연도별 로비 금액은 △2017년 10만달러(한화 약 1억4000만원) △2018년 34만달러(약 5억6000만원) △2019년 26만달러(약 3억6000만원) △2020년 39만달러(약 5억5000만원) △2021년 20만달러(약 2억8000만원) 등이었다.

 

▲ 2021년 이후 효성그룹은 미국 정계를 대상으로 한 로비활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미국 의회 전경. [사진=AP/뉴시스]

 

그러나 2021년 형제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후 효성그룹의 행보는 180도 바뀌었다. 미국 사업이 서서히 부침을 겪기 시작했는데도 오히려 활동은 더욱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일례로 형제경영 이듬해인 2022년부터 효성그룹은 미국 정계를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미국 현지에선 미국 사업을 철수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비교적 보기 드문 케이스라며 효성그룹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형제경영 이후 효성그룹의 미국 사업도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2008년 효성그룹이 북미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중간지주사 효성홀딩스USA와 자회사 효성USA는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2021년 효성USA는 직원 안전에 대한 관리 부실로 미국 산업보건청(OSHA)로부터 9948달러 벌금을 부과받았다. 효성그룹 미국 계열사가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벌금 처벌을 받은 최초의 사례였다.

 

중간지주사이면서 자체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는 효성홀딩스USA도 주요 고객들이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경쟁사의 저가 제품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5년 간 효성홀딩스USA 당기순이익은 △2020년 99억원 △2021년 8억원 △2022년 –28억원 △2023년 –170억원 등이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무려 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조현상 부회장은 2021년 그룹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사진은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중인 조현상 부회장. [사진=뉴시스]

 

미국 내에서의 효성그룹에 대한 평가도 갈수록 부정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미국 사업은 한국에서 들여온 경쟁력 있는 미국 시장에 파는 것으로 그룹 전체 실적과도 상당히 연관이 싶다"며 "최근 중국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쟁 제품들이 미국에 유통되면서 효성그룹의 미국 내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효성홀딩스USA 소속 직원들도 2021년을 기점으로 내부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청한 미국 법인 소속 한 직원은 "총괄 및 관리가 상황에 맞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전에 비해 쓸데없는 서류작업이 늘어나면서 경영진들의 결정이 늦어졌고 이는 마감 시간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귀띔했다. 이어 "프로세스를 위한 개선도 이뤄지지 않아 지금은 서속 근로자들의 사기가 크게 꺾인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재벌家 막내의 홀로서기가 불안한 소액주주들 "스스로 초래한 위기, 결자해지 가능할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HS효성 주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미국 계열사 모두 조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은 미국 계열사가 주춤거리기 시작한 시기가 조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과시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을 이유로 불신의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조 부회장의 책임론과 더불어 '결자해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HS효성 측은 미국 실적 하락과 조 부회장은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효성USA 직원의날 모습. [사진=효성USA]

 

HS효성 한 소액주주는 "효성그룹은 형제경영을 시작했을 당시부터 지주사 분리 및 독립 경영을 염두했을 것인데 한창 승계 작업에 몰두하느라 미국 사업에 소홀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한 HS효성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해외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조현상 부회장이 해외 사업을 확장시킬 능력을 갖췄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주주 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자국 우선주의 경향이 강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효성그룹의 미국 시장 입지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며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시장 영향력 회복이 HS효성의 최우선 과제라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국우선주의 성향이 짙은 트럼프 당선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이럴 때일 수록 미국 로비 등 다방면에서 대처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효성 미국 계열사의 영향력 약화, 이에 따른 조현상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소액주주의 우려 여론에 대해 HS효성은 조 부회장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HS효성 관계자는 "당시(지주사 분리 전) 효성홀딩스USA는 그룹 전체의 북미 사업을 관리하던 곳으로 부회장과는 관련이 없다"며 "독자 시장 발굴과 안정적인 고객확보, 수익성 중심 영업으로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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