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대회에서 여자 당구선수가 남자 당구선수와 겨뤄서 이길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지난 11월 29일 전북 전주시 돔당구클럽에서 열린 '2024 제2회 포켓9볼 한국오픈'에서 이하린(인천시체육회)이 남자선수들을 줄줄이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 타이틀과 상금 1000만원을 동시에 노렸다.
예선부터 김범서(충남체육회), 장문석(전남)을 꺾고 여자선수 중 유일하게 본선에 오른 이하린은 본선 8강에서 권호준(인천시체육회)을, 4강에서는 '동호인 최강자' 황화(월드풀라이프)를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이하린의 결승전 상대 선수는 '원조 당구신동'으로 명성을 떨친 '베테랑 포켓볼 선수' 유승우(대전). 결과는 8-3 유승우의 승리.
경기 후 이하린은 이번 패인으로 "욕심"을 꼽았다.
이하린은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포켓볼 대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났고,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 초반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결승전을 실패한 결승전으로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중요한 순간 드러나는 자신의 약점을 간파했다.
그는 "상금을 놓친 거로만 생각하면 당연히 아쉽지만, 대회가 오늘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늘 드러난 약점을 잘 보완해서 다음 기회를 반드시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결승전 경기를 막 끝내고 허탈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나선 이하린과의 인터뷰다.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대회에서 남자선수와 결승전을 치른 소감이 어떤가?
일단 준비했던 것보다 좀 허무하게 끝나서 속상하고 아쉽긴 한데, 내가 부족한 거니까 인정하고 다음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핸디 2점을 받긴 했지만, 남자선수들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사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이긴 게 맞지만, 운이 잘 따라줬다. 그리고 여자선수들이랑 경기를 하는 것보다 심적으로는 남자선수들과 경기하는 게 더 편하다. 당연히 실력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져도 조금 덤덤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남자선수들이랑 칠 때 조금 더 기량이 좋아지는 것 같다.
우승상금 1000만원을 눈앞에서 놓쳤다.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당연히 상금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대회가 오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있으니까 다음에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
자신감이 더 올라온 것 같은데, 남자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얻은 자신감인가?
자신감이라… 사실 너무 떨렸다.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포켓볼 대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좀 욕심이 났다. 준결승전 경기 때 컨디션이 괜찮았기 때문에 결승에서 너무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실수가 조금 있었다. 초반에 너무 떨려서 끝까지 공을 못 봐서 나온 실수였다.
오늘의 실수가 다음 대회의 자양분이 될까?
물론이다.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내 약점을 잘 보완해서 다음에 기회가 오면 놓치지 고 꼭 잡겠다.
(사진=전주/이용휘 기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