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바레스 CEO의 임기는 2026년 초까지다. 아직 후임 CEO에 대한 하마평조차 없는 상황에서 중도에 물러나게 된 것이다. 나탈리 나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카를로스 자를렌가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함께 물러났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1~6월)에 후임 CEO가 선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란티스가 타바레스 CEO와 결별한 것은 극심한 실적 악화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850억 유로(약 125조 원)에 그쳤다. 더군다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이번달부터 이탈리아에서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피아트의 소형 전기차(피아트 500)의 생산이 한달간 일시 중단됐다. 또 영국 공장은 폐쇄되기도 했다.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전통적 자동차 강자인 톱5 업체들은 올해 들어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 1위 일본 도요타는 올 1~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3분기까지 719만 대를 판매해 올해는 연간 판매 1000만 대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2~5위인 독일의 폭스바겐(―2.5%)과 한국의 현대차그룹(―2.2%), 유럽‧미국 스텔란티스(―9.5%), 프랑스‧일본의 르노-닛산 연합(―1.5%)의 1~3분기 판매량도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또 올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 올렸다. 결국 중국 판매 비중이 높던 도요타와 폭스바겐, 닛산 등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업체들은 톱5를 턱밑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BYD는 올 3분기 기준 6위까지 치고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0만 대를 판매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스텔란티스는 가격대가 높은 데다가 인기를 끈 신차도 적었다”며 “상대적으로 현대차가 선방하고 있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전기차 부분에서 혁신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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