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 후원 혜택이 줄었다는 이유로 아프리카TV BJ를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후원금 반환을 요구하며 협박과 폭력을 행사한 이들의 범행은 팬과 크리에이터 간 관계가 극단적으로 왜곡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로 지적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된 A씨(31)와 B씨(36)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8월 아프리카TV BJ C씨(30)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협박하며 후원금 반환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매우 불량하고 수단 또한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에게 큰 공포와 정신적 고통을 가한 만큼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 C씨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며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별풍선 후원의 끝, 결국 범죄로 이어지다
A씨와 B씨는 2022년부터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C씨의 팬이자 후원자로 활동했다. 이들은 C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1대 1 방송, 식사 데이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수백만 원 상당의 별풍선을 후원해왔다. 특히, A씨는 지속적인 후원으로 후원자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별풍선 후원 혜택이 줄어들자 A씨는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돈과 시간에 비해 C씨로부터 얻는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한편, B씨는 C씨와 과거 연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결별했다. 이들은 서로 C씨에 대한 불만을 주고받으며 후원금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결국 강도 행위를 계획했다.
계획된 범죄의 전말
2023년 8월, A씨와 B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C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창문을 통해 침입한 A씨는 자고 있던 C씨의 입을 틀어막고 목을 누르며 제압했다. 뒤이어 집으로 들어온 B씨는 “후원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C씨가 “이미 돈을 모두 사용해 줄 수 있는 돈이 없다”고 말하자, A씨는 “형, 얘 담가버릴까?”라며 주머니에서 흉기를 만지는 시늉을 했다.
협박에 겁을 먹은 C씨는 결국 자신의 계좌에서 총 1,000만 원을 이체했다. 피고인들은 C씨를 더 이상 위협하지 않고 집을 떠났다. 그러나 사건은 곧 경찰에 신고되었고, 이들의 계획은 덜미를 잡혔다.
피고인들의 항변과 법원의 판단
재판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자신들의 행동이 강도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C씨가 스스로 송금을 했으므로 이는 강도죄가 아니라 주거침입과 공갈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폭행과 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만큼 강도적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에게 극도의 공포를 안겼고, 흉기를 이용한 협박으로 금전을 갈취한 행위는 강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 사건이 BJ와 후원자 간의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피해자에게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범행의 결과와 양형 이유
법원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이들이 흉기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고 벌금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범행 동기와 수단이 악질적이라고 평가하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법적 보호
이 사건은 인터넷 방송 생태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팬과 크리에이터 간의 관계 왜곡이 가져온 참사로 평가된다. 후원자는 금전적 지원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활동을 돕는 동시에 일정한 보상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후원이 지나치게 집착적으로 변하거나 크리에이터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관계는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후원자 간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크리에이터를 향한 집착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방송에서 팬과 크리에이터 간의 후원 문화는 크리에이터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러한 후원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후원자와 크리에이터 모두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플랫폼 운영자는 사용자 보호를 위해 적절한 규정을 마련하고,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인 C씨는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법원은 이러한 피해를 고려해 중형을 선고했으며,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크리에이터와 팬 간의 건강한 관계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번 사건이 인터넷 방송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중요한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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