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뒤 그의 투룸 빌라 전세집에 동거인으로 전입신고한 A씨. 그런데 임대인이 허락 없이 동거인 들였다고 집을 빼라는 데….
A씨가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뒤 그가 전세 들어 있는 투룸 빌라에서 함께 살게 됐다. A씨는 주민센터에서 남자 친구가 세대 주로 돼 있는 가구에 세대원(동거인)으로 전입 신고까지 마쳤다. 두 사람은 2개월 후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새 보금자리로 이사할 계획이다.
그런데 며칠 전 임대인이 전화해 동거인 전입 신고를 문제 삼으면서, 전전세나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임대인은 이곳에서 더 살려면 월세로 전환하라며 그게 싫으면 1주일 안으로 방을 빼라고 압박한다.
A씨는 임대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전셋집에 동거인을 들이면 형사 고소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계약 위반으로 집을 빼줘야 하는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전세로 거주하는 집에 동거인을 들이는데 집주인의 허락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감우 정의권 변호사는 “동거인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임차인이 변경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동거에 건물주 허락이 필요한 게 아니다”고 못 박았다.
법률사무소 아란 최아란 변호사는 “남자 친구와 동거 중이므로 민사상 무단 전대차도 아니고, 당연히 형사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영 하경남 변호사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동거인이 함께 거주한다고 형사 처벌을 받는 일은 없다”며 “허위 전입 신고도 아니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다만 임대차 계약서에 동거인 거주 관련 특약을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확인해 보면 된다”며 “설령 그런 특약이 있더라도 이는 임대차 계약상 민사 문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셋집에 동거인이 거주하는 것은 전전세도 아니고 사기도 아니어서, 형사처벌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A씨와 남자 친구가 집주인의 협박이나 요구에 휘둘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아란 최아란 변호사는 “집주인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아도 되고, 기존의 전세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주장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경남 변호사는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임차인의 동의 없이 임대인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되는 게 아니다”며 “따라서 월세 전환을 할 필요도 없고, 당장 이사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임대인이 현재 전세인 임대차 계약을 월세로 변경하도록 강요하려는 목적으로 강압적 상황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임대인이 강요미수 혐의로 처벌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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