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가 무서워 무조건 아끼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서울의대 윤형진 교수와 연세의대 김경남 교수, 경상국립대 김수환 교수, 강북삼성병원 박유진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공동 연구했더니 "에너지 비용 부담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난방비 부담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국내 난방 에너지 가격 변화가 겨울철 심혈관질환 입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심혈관질환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Hg, 이완기 혈압은 0.6㎜Hg 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더욱 위험하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발생한 심혈관질환 입원 및 사망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천연가스 가격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심혈관질환 입원 위험이 1.71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어 난방비를 절약하려는 소비 패턴 때문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에너지 가격 변화에 따라 저온과 한파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2년 겨울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난방비 문제가 발생해 초과 사망자가 6만 8000명에 달했다.
윤 교수는 "실내 온도가 적정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1위이고, 국내에서도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라며, "취약계층은 난방비 부담으로 충분히 난방을 하지 못해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난방비를 아끼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려면 체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몸의 체온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피부 체온과 심부 체온이다.
피부 체온은 바깥 온도에 따라 변한다. 기온이 높아져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열을 발산하고, 기온이 낮아져 피부 온도가 내려가면 진동을 일으켜 열을 내는 식으로 온도의 항상성을 유지하려 한다.
한편, 심부 체온은 심장, 폐, 간, 신장 등의 장기들이 유지하는 온도를 가리킨다. 이들은 외부 기온의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한 범위의 온도를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체온이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갑작스러운 추위로 인해 피부 체온이 계속 내려가다 결국 심부 체온에까지 영향을 끼치면 매우 위험해진다. 저체온증과 동상은 물론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하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한다. 혈소판이 활성화되고 염증 반응도 증가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씩 떨어질 때마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0%씩 증가한다고 한다.
저체온증으로 인해 체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균형이 깨져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간다. 산화스트레스는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한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충분한 숙면도 중요하다. 체온 조절은 자율신경계가 담당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자율신경계가 교란된다.
또한, 과식을 피하고 단백질 식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과식하면 많은 양의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위장으로 혈액과 에너지가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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