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의 재치가 '청룡영화상'에 웃음을 안겼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는 '제45회 청룡영화상'이 열렸다. 이날 진행은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맡았으며, 이병헌과 박보영이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병헌, 웃음 안긴 여유로운 재치.. "수상자는 이병헌"
앞서 지난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이벙헌은 자신의 다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직접 수상자를 발표했다. 먼저 이병헌은 박보영에게 "만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비로소 드디어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게 돼 좋다"라며 "사실 작년에 '콘크리트 유토피아' 홍보할 때 박보영 배우가 '안구를 갈아 끼운 듯한 연기를 했다'라는 칭찬을 해준 덕분에 제가 더 많은 분들께 칭찬을 들었다.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이에 박보영은 "제 표현이 다소 과격했던 것 같은데. 몇 초 안 되는 사이에 눈빛이 변하더라. 저게 배우구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배우게 됐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병헌은 "사람은 살다 보면 잊고 싶은 기억이 있는데 첫 번째는 박진영에게 댄스 배틀을 하자고 한 기억이고 다음은 청룡에서 진행을 본 기억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과거 김혜수와 청룡영화상의 진행을 맡은 바 있다. 그러면서 "그땐 안구를 갈아 끼우지 못한 상태로 올라갔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병헌은 진행을 맡은 한지민과 이제훈에게 "두 사람도 지금은 여유롭게 웃고 있지만 제정신이 아닐 것 같다. 그 자리에 서면 앞으로 30년은 해야 한다더라. 잘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수상자 발표를 할 때도 위트를 선보였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배우 최민식을 제외한 이제훈, 이상민, 황정민, 정우성이 긴장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이병헌은 "제45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이병헌"이라고 외쳤다. 이내 그는 "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혼외자 스캔들 관련해 사과를 한 정우성 역시 살짝 미소를 짓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병헌은 영화 '서울의 봄'의 황정민을 수상자로 호명하며, 큰 축하를 전했다.
황정민 "존경하는 아내에게 영광 돌린다"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감사합니다. 상을 받게 되면 눈물을 삼키려 하지만, 이번에는 참기가 힘들다"라며 감동에 벅찬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첫 남우주연상 수상 때를 언급, "영화 '너는 내 운명'으로 첫 수상을 했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에 아내가 '상 받을 수 있을 거다'라고 용기를 줬다"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세 번째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정민은 "연기를 시작하거나 활동 중인 모든 이들이 주연상이 될 수 있다"라며 "영화제작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들과 호흡할 것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함께한 배우 정우성, 박해준 등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며 "존경하는 아내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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