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기부권을 아시나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 기간이 다가오면서 절세법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헌혈 기부권'도 주목받는다.
'기부금 공제' 항목에 '헌혈 기부권'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헌혈 기부권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실시하는 사업으로, 헌혈 후 사은품을 받는 대신 그 금액만큼 기부하는 제도다.
적십자사는 현재 헌혈자에게 영화관람권, 편의점 교환권(5천원), 멀티모바일 문화상품권(8천원) 등의 상품을 증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은품을 받지 않는 대신 헌혈 기부권을 선택하면 기부를 하는 것이 된다. 전혈·혈장·혈소판(단종)의 경우 5천원이, 혈소판혈장(다종)의 경우 8천500원이 기부된다.
이렇게 기부한 헌혈 기부권은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횟수나 금액에 상관없이 1년(1월1일부터 12월31일) 사이 헌혈한 내용이 모두 반영된다.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도 기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소득세법에 따라 1천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기부 금액의 15%를 공제받을 수 있다. 기부권으로 5천원을 기부하는 경우 750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부금 공제는 이웃을 도우면서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행 공제'인데, 헌혈 기부권은 자신의 피를 나눠주면서 기부와 세금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헌혈 기부권으로 모인 금액은 전액 '헌혈 기부권 사업비'로 사용되며 장학사업이나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쓰인다.
작년에는 32만3천542개의 헌혈 기부권이 모여 기부금으로 약 13억 5천만원이 모금됐다. 이 모금액은 저소득 아동 희소 질환 의료비 지원·국내외 소아암 환아 지원 등에 사용됐다.
헌혈과 기부를 동시에 할 수 있고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지만 정작 헌혈자들은 기부권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헌혈의집 광화문센터에서 만난 임동학(63) 씨는 "30년 전 직장에 온 헌혈 버스를 통해 헌혈을 시작해 현재까지 헌혈을 계속해오고 있는데 헌혈 기부권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은품을 받기 위해 헌혈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부를 더 할 수 있다면 기부권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헌혈의집 한양대역센터에서 만난 대학생 오모(26) 씨는 "대학교 봉사 시간을 받기 위해 헌혈을 했다"며 "기념품 대신 기부권으로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부가 된다면 앞으로는 티켓이나 상품권 대신 기부권을 받아야겠다"고 덧붙였다.
혈액관리본부의 월별 헌혈자 통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월과 2월의 헌혈자 수는 다른 달에 비해 적었다.
이에 대해 본부는 "매년 1~2월에는 학교 방학 등으로 단체헌혈이 감소하고 해외여행과 연초 각종 행사, 설 연휴와 추운 날씨 등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이 줄어든다"며 "혈액은 장기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헌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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