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최근 업계 소식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12월부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개발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순수 전기차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EREV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는데, 현대차 역시 이에 도전한다.
그렇게 나오는 GV70 EREV는 2026년 하반기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2027년 상반기에 국내 도입이 이뤄진다. 그렇다면 GV70 EREV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까. 현재 상황으로 답은 ‘No’다. 분류상 EREV는 전기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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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V는 전기차인가? 하이브리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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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V는 여타 전기차처럼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 차를 구동한다. 전용 충전 포트를 이용해 충전하는 것도 전기차와 같다. 단 하나 차이라면, 엔진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EREV에서 엔진은 오로지 전기 공급만 담당하며, 구동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일반적인 내연 기관차처럼 엔진에서 동력을 생산하고 변속기를 통해 구동축을 움직이는 구조와는 다르다. 그 때문에 EREV에는 변속기도 없다.
이런 구조는 하이브리드 중 직렬형 하이브리드에 해당한다. EREV를 큰 분류로 보면 전기차가 맞지만, 매연을 내뿜는 엔진을 탑재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이런 특징은 향후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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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 EREV는 아예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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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하는 GV70 EREV 이전에 EREV가 국내에서도 팔린 적이 있다. 바로 쉐보레가 내놓은 볼트(Volt)이다. 쉐보레가 지난해까지 판매한 볼트 EV(Bolt EV)와 한글 이름은 같지만, 볼트 EV는 순수 전기차라는 점이 다르다.
볼트는 2010년 처음 등장했고, 2017년부터 국내 판매가 이뤄졌다. 전기 모터 2개와 18.4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여기에 4기통 1.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연결했다. 충전 포트 역시 제공했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676km였다.
결과적으로 볼트는 실패했다. 2년 2개월 동안 판매량 275대에 불과했다. 가격은 경쟁 모델로 평가받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보다 저렴했지만, EREV라는 생소한 개념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 점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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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V는 앞으로도 보조금을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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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는 판매 당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인증받았다. 직렬형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인해 순수 전기차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보조금도 순수 전기차보다 적은 수준에 그쳤다. 당시엔 PHEV도 보조금이 있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보조금이 사라진 현재, GV70 EREV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REV 자체를 떠나 순수 전기차 보조금도 줄어들고 있다”가 근거였다.
탄소 중립화가 미뤄지는 만큼 EREV 비중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사이 논란이 있고, 전기차 보조금 역시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현 상황상 EREV가 보조금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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