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서대문구)] 울산 HD 조현우가 누군가의 꿈이 되길 바랐다면서 앞으로도 힘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9일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 진행했다.
연맹은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18일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열어 올 시즌 K리그1, 2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일레븐 부문의 3배수 후보를 선정했다. 위원회는 연맹 기술위원회(TSG) 소속 위원, 취재기자, 해설위원 등 올 시즌 K리그 현장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위원회에서는 각 구단이 제출한 부문별 후보 명단을 바탕으로 시즌 기록과 활약상을 고려하여 후보 선정 작업을 마쳤다. 선정된 후보들을 대상으로20일부터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진행하여 최종 수상자를 뽑았다.
MVP 후보로 수원FC의 돌격대장 안데르손, 대한민국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강원FC 양민혁,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울산 HD 조현우가 이름을 올렸다.
2024시즌 MVP는 조현우였다. 그는 이번 시즌 38경기에 출전해 34실점 14클린시트를 기록했다.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선수가 바로 조현우였다. 경기당 실점률은 1.05골에 불과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K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조현우는 시상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상을 받았는데 믿기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 덕분에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받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정말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조현우는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보였다. 눈물의 의미를 묻자 “어릴 적 나는 늘 축구를 좋아했다. 정말 힘든 환경 속에서도 축구만 바라보면서 살았던 아이였다. 어린 시절부터 늘 축구선수가 돼서 어린아이들의 꿈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오늘 내가 MVP를 받으면서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누군가는 나를 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의 꿈을 가지길 바랐다. 앞으로도 힘든 환경 속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축구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조현우는 이번 MVP 상금 1,000만 원을 불우한 환경에서 꿈을 키우는 어린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가족들과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축구를 하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친구들을 위해서 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이렇게 상을 받으며 실천할 수 있게 돼서 정말로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전 세계적으로 골키퍼는 개인상을 받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실제로 K리그에서 골키퍼 MVP가 탄생한 건 2008시즌 이운재(당시 수원삼성) 이후 16년 만이다.
이에 “골키퍼는 관심받기 상당히 어려운 포지션이다. K리그엔 정말 훌륭한 골키퍼 선수들이 많다. 나도 골키퍼 MVP가 나온 지 오래됐다는 걸 기사를 보면서 알았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골키퍼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나로 인해 K리그 골키퍼들이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라고 답했다.
조현우는 올해 만 33세다. 냉정히 축구선수로서 전성기가 많이 남지 않은 나이다. 그의 자리를 노리는 골키퍼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조현우는“아내와 항상 ‘힘이 닿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분명히 나보다 더 훌륭한 누군가가 나온다면 그 선수가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은 30일 포항 스틸러스와 코리아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다만 울산은 주중 있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패배하며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조현우는 “김판곤 감독님이 지나간 건 잊으라는 메시지를 주셨다. 코리아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K리그 우승이 정해졌을 때도 코리아컵부터 생각했다. 이 순간 지나면 모든 걸 내려놓고 경기만 생각해서 울산 팬들에게 꼭 트로피를 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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