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지로 @bar.jiro
‘바 지로’는 서촌에 위치한 아담한 하이볼 바다. 이곳은 이름부터 흥미롭다. 일본어로 ‘(형제 중) 둘째’를 의미하는 ‘지로’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먼저 서촌 토박이인 원경수 대표가 가족과 함께 운영하던 횟집 ‘서촌 친구네’에서 독립하여 두 번째로 차린 가게라는 뜻을 내포한다. 또 일본 드라마 〈트릭〉의 주인공 우에다 지로(아베 히로시) 캐릭터를 아끼는 대표의 마음이 담겨 있다. 가게 곳곳에 아베 히로시의 얼굴에 자신의 눈을 합성한 사진을 걸어놨다.
바 지로의 가장 큰 매력은 부담 없는 가격. 하이볼이 8900원부터 시작한다. 웬만한 위스키도 다른 바보다 5000원에서 1만원 가까이 저렴한 셈. 저녁 식사가 가능한 음식 메뉴가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늘의 밥’이라는 대놓고 식사인 메뉴가 보이고, 라면을 활용한 나폴리탄과 핫도그 등의 야식도 있다. 바 맞은편에는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일본 과자와 컵라면이 진열된 모습. 특히 오늘의 밥은 거의 매일 메뉴가 바뀌기 때문에 출근 도장 찍듯 퇴근길에 설렁설렁 들러 하이볼을 반주 삼아 저녁을 해결하는 단골 혼술러들이 꽤 있다. 오늘의 밥 메뉴의 가격 또한 1만원 안팎.
이곳은 서촌 주민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대표처럼 토박이만 있는 건 아니다. 서촌을 찾는 모든 사람이 그렇듯 서촌이 좋아 자신의 의지로 정착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서촌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자진하여 새로운 손님을 환영하는 분위기. 서촌의 정서에 젖고 싶다면, 용기를 내 혼자 바 지로를 들러보도록. 아, 성격이 정반대인 부부가 운영하는 점 또한 혼술러에겐 매력으로 작용한다. 둘 중 누구와는 대화가 잘 통할 터이니.
주소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260, 지하 1층
가격 지로하이볼 8900원, 글렌피딕하이볼 1만5000원
영업 시간 18:30~01:00 *화요일 휴무
보이드 바 @void_bar
청담동에 위치한 ‘보이드’ 바는 단골 혼술러가 유독 많다. ‘더부즈’의 간판 바텐더였던 조정현 대표는 실력이 출중할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친절하고 호쾌하기 때문. 혼자 바에 앉은 손님은 무료하게 두지 않는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에겐 적당한 거리를 두지만. 조 대표뿐 아니라 이곳의 바를 지키는 바텐더들 모두 오픈 멤버로 하나같이 탄탄한 실력과 접객 능력을 갖춰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약속 잡기 애매한 일요일이나 귀찮은 월요일을 비롯해 언제라도 부담 없이 혼자 들를 수 있다.
보이드는 청담동에 소재한 바들이 으레 그렇듯 커버 차지를 받으나, 1만원으로 부담이 적은 동시에 그 이상의 서비스로 손님들을 즐겁게 한다. 간단한 웰컴 푸드에서 중간중간 입이 심심하지 않게 채소류, 견과류, 스낵 등의 안주를 센스 있게 내준다. 아, 그리고 언제든 원할 시에는 꽤 고급스러운 맛의 라면을 즉석에서 끓여준다. 단골이 많다 보니 그들이 가져온 희귀템을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 클래식 칵테일은 물론,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활용한 시즈널 메뉴도 선보인다. 아무튼, 혼자 가도 완성도 높은 칵테일에 다양한 먹을거리, 끊임없는 대화로 입이 즐거운 바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48길 52-5, 지하 1층
가격 모히토 2만원, 김렛 2만원 *커버차지 1만원
영업 시간 19:00~02:00
바 피벗 @bar.pivot
‘바 피벗’은 지난여름, 합정동에 문 연 신상 바다. 합정동의 다른 지역과 달리 한적한 ‘하늘길’에 위치하며, 바의 분위기 또한 전반적으로 밝고 따뜻하다. 커피 한잔 마시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서기 좋은 바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텐더 부부가 운영한다는 점. 바 피벗과 그 일대가 자아내는 분위기처럼 차분한 성격의 곽정섭, 정세진 대표는 국내에서 스피크이지 바를 유행시킨 ‘몰타르’ 출신이다. 두 사람이 풍기는 인상이 워낙 비슷하다 보니 손님들이 먼저 호기심을 가지고 둘의 관계를 궁금해한다. 두 사람이 부부라고 하면, 어떻게 만났는지 등 궁금증이 증폭되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오픈한 지 반년이 되지 않았지만, 단골이 많으며, 특히 혼자 오는 단골손님이 많다. 요란스럽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바텐더와 조곤조곤 대화하며 술을 음미하고 싶은 혼술러에게 바 피벗은 꿈의 공간이다. 클래식 칵테일 김렛을 온더록 버전으로 재해석한 ‘롱 굿바이(Long Goodbye)’는 이곳의 시그니처이니 꼭 마셔보기를. 혼술에 혼밥까지 하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훈제삼겹오븐구이, 소시지플래터 등의 음식 메뉴 또한 선보이고 있다.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3길 10, 1층
가격 롱 굿바이 칵테일 2만원
영업 시간 18:00~02:00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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