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호텔 L7·시티 매각

롯데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호텔 L7·시티 매각

프라임경제 2024-11-29 18:08: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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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최근 대규모 임원 교체 단행과 함께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지난주 초부터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해 자사 계열사별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29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8일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계열사별로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호텔은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3개 사업부 대표가 전부 교체됐다. 면세점과 호텔 부문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롯데호텔 브랜드 중 'L7 호텔'과 '시티호텔'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롯데호텔은 국내외에 시티호텔 8개, L7 호텔 6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5성급 럭셔리 호텔 수요 증가에 따라 4성급 호텔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롯데호텔은 영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은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나우인명동에서 운영 중인 픽사 팝업스토어.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실적이 부진한 해외 면세점 정리에 나섰다. 현재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4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사업부가 호텔롯데에서 담당하고 이는 매출은 70%가량이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92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해외면세점 대부분이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일본 내 롯데면세점 간사이점의 연간 순손실액은 32억원이다. 베트남 합작법인(Lotte Phu Khanh Duty Free)은 지난해 순손실액 240억원에 달했다. 호주 멜버른, 브리즈번 면세점 운영 법인도 연간 3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부실 점포 정리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명동에서 운영 중인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가 내달 10일부터 문을 닫는다. 임대 기간이 남은 상황에도 지난 9월부터 진행한 디즈니 픽사 팝업스토어를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명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나선 면세 쇼룸이지만,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비상 경영에 따른 매장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지주(004990) HR 혁신실 기업문화팀장 출신의 김동하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올렸다.
롯데쇼핑(023530)은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실행하는 자산 재평가로 재평가 대상 자산은 7조6000억원 규모 토지 자산이다. 공시지가 기준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만 해도 2009년에는 ㎡당 3억400만원이었다. 현재는 90% 올라 6억 53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쇼핑은 "재무구조가 개선됨에 따라 해외사업과 리테일테크를 위한 투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채비율 하락으로 신용도 강화, 자본 확충을 통한 조당비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한 부실 점포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온은 2026년 흑자 전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월드타워에서 삼성동으로 본사를 옮겨 임차료 절감에 나서는 등 비용 절감을 통한 고강도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 롯데쇼핑
롯데케미칼(011170)은 첨단소재 비중을 높이고, 기초화학 부문의 비중을 30% 이하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의 저수익 자산을 매각하고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계획을 조정해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계획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2030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으로 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빠져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6조원 규모의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고 롯데케미칼 유동성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군 대표 13명 중 10명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다. 롯데 화학 군을 이끌던 이훈기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헉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투자와 화학 군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용퇴했다. 다음으로 이영준 신임 총괄대표가 롯데 화학 군을 이끌 예정이다. 그는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출신으로 화학과 소재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유동성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이 그동안 매년 수조 원대 이익을 벌어들였지만, 실적이 급속히 하락하면서 그룹 전체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2022년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조5000억원이었다. 2023년에는 3500억원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3분기에 들어서면서 4000억원대 손실에 반영돼 현재까지 누적 손실액만 6600억원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소재 수요 급감한 점이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5조2000억원)'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사업을 추진하며 비용이 급증하게 된 점도 패착으로 꼽았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 롯데물산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채무가 8조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27% 급증했다. 1년 사이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차입금과 단기 사채가 1조원 넘게 급증한 영향이 크다.

롯데케미칼 신용등급(AA) 전망도 지난 6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돼 장기자금 조달이 불안정해지자 기업어음(CP) 등 단기 시장에서 유동성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같은 롯데케미칼의 재무난에 롯데지주는 외부 차입을 늘리며 자회사 투자와 신규사업(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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