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천재'로 불리며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이 K리그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29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시상식'에서 박주영은 FC서울 구단과 김현주 충북청주 대표이사와 함께 공로상을 받았다.
박주영은 2005년 10월 아시아청소년(U-19)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05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U-20) 축구대회’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주목을 받았다.
박주영의 기량은 아시아를 넘어선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는 높은 골 결정력과 뛰어난 개인기,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중국전에서는 4명을 제치고 골을 넣은 장면이 인상 깊었다.
카타르에서 열린 8개국 청소년 대회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16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었고, 18일 우크라이나 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기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그는 최전방 공격수처럼 뛰어난 몸놀림과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강점으로 평가됐다.
박주영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았다. 그를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선수라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었지만, 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활약은 그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일부에서는 그를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과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뛰어난 기량에 더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예측할 수 없는 잠재력도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차범근 감독은 청소년 시절부터 빼어난 기량을 뽐내며 고려대 1학년이던 1972년, 19살의 나이에 최연소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이후 아시안컵에서 활약하며 차범근 시대를 예고했다. 박주영 역시 2019년 4월 열린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19살의 나이에 대표팀에 선발돼 한 시대를 풍미할 재목임을 입증했다. 특히 황선홍 이후 대형 공격수가 부족했던 대표팀은 골결정력 문제에 시달렸고, 그 해결사로 박주영이 떠오르며 '한국 축구가 100년을 기다린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주영은 2005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뒤, 첫 시즌에만 19경기에서 12골과 3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당시 '박주영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는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리그에서 활약한 뒤 2015년에 FC서울로 복귀해 K리그에서 다시 이름을 빛냈다. 현재는 울산HD의 플레잉코치로 활동 중이다. K리그 통산 287경기에서 77골, 24도움을 기록하며 총 101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국가대표로도 활약이 두드러졌다. 박주영은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특히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본과의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동메달 획득에 크게 공헌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값진 성과를 냈고, 박주영은 K리그와 국가대표팀 모두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김광국 울산HD 대표이사가 대신 트로피를 받았다.
한편, 박주영은 지난 23일 열린 자신의 프로 마지막 경기인 수원FC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못한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은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남겼다. "20년 동안 많은 사랑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이 있다"며, FC서울과 울산HD를 포함한 모든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박주영에게 이번 공로상은 그의 모든 여정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상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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