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많이 듣는 질문이다.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가, 무엇을 공부하고 알아야 감상할 수 있는가?’
그럴 땐 바로 답변하기 보단 질문을 드린다.
“지금 여기서 가장 눈이 가는 작품이 어느 것인가요?”
그가 무언가를 고르면 다시 묻는다.
“그 컬러를 좋아하시나요?”
컬러보단 선들이 깔끔하게 그어져 있는게 좋다고 답한 그에게 말한다.
“그러셨군요. 깔끔한 무언가를 편안하게 느끼실지도 모르겠어요. 여기까지 느끼셨다면 선생님께선 누구보다 디테일하게 감상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변을 덧붙인다.
그림업계가 낯선 제 친구들도 항상 같은 질문을 해요.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를요.
그럴 때면 지금과 같은 답변을 하곤 합니다.
어떤 컬러가 눈에 들어왔는지, 선이 많은게 좋은지 면이 많은게 좋은지, 혹은 그냥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지긋이 바라봤다면 제대로 감상한 것이다. 이런 시간들을 몇 번 더 반복하면 당신만 느낄 수 있는 좋은 부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거기서 더 궁금해지면 작가의 히스토리를 찾아보며 감상할 수도 있다고. 그렇게 스텝바이스텝으로 보면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한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작품이 돋보이도록 잘 짜여진 전시를 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먼저 눈을 통해 마음이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위대한 컬러리스트 미셸 앙리’전이 좋은 예시다.
그렇다면 잘 짜여진 좋은 전시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아무리 관람객이 많고 소란스러워도 작품이 돋보인 공간이었다면 그렇다 답할 것이고, 몇 바퀴를 돌며 관람했다면 그에게 충분히 좋은 전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 또한 두 번 세 번 몇 바퀴를 돌며 본 전시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분명 아주 얇은 책을 읽었는데 800페이지 양장본을 한숨에 읽은 기분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저 컬러가 저렇게 좋은 색이었나? 저 터치가 저렇게 클래식한 방법이었나? 저 대비가 저렇게 어울리는 것이었나? 등등 물음표가 많았던 만큼 그저 즐거웠다. 한 명의 관객으로서 작품도 공간도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전시에 감사하다.
그래서 다시 답한다면,
“작품은 어떻게 감상해야 하나요?”
“한눈에 마음을 훔치는 전시를 경험해주세요!”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