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북미 3국 간의 긴밀한 경제 연계 속에서 이번 관세 부과는 자동차, 원자재, 제조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석유 등 주요 원자재 공급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관세가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나아가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약 16%가 멕시코에서, 7%가 캐나다에서 생산되며, 이들 부품은 국경을 여러 번 통과해야 완제품으로 조립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십 년간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기반으로 생산 체계를 최적화해 왔다. 그러나 관세 시행 시 멕시코 공장 건설 프로젝트 재검토와 월가의 제조업 관련 기업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멕시코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와 미국 공장 간의 협력 체계가 정체되면서 전체 생산 체인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자동차부품제조업체협회의 플라비오 울페 회장은 25% 관세가 북미 자동차 산업에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으며, 멕시코의 심바움 대통령 역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로 인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독일에서도 관세 부과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독일 수출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독일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이 유럽과 독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과 유럽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생산 비용 상승과 무역 루트의 폐쇄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뮌헨경제연구소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독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선언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혼다의 미국 시장 판매 차량 중 약 30%가 멕시코에서 생산됐으며, 닛산은 약 26%를 멕시코에서 수출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관세로 인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은 북미 자유무역체제와 글로벌 공급망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권에 걸친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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