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3분기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총 91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417억원) 대비 70%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통해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달러로, 전 분기 말(8585억달러)보다 1194억달러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지난 분기보다 큰 폭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면서 “이번 분기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 1212억달러 증가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증권투자의 증가 폭도 역대 두 번째 규모”라면서 “이번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1조 달러에 근접한 금액으로,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 잔액을 넘어섰다”고 했다.
4분기에도 미국 증시가 코스피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가 늘어나며 올해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국내 주식시장보다는 성장기에 위치한 해외주식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서학개미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업계 최초로 고객이 실질적으로 내야 하는 수수료를 완전히 무료화했다.
지난 25일 2026년 말까지 슈퍼(Super)365 계좌 보유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주식 매도비용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까지 모두 부담한다. 이번 혜택은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 적용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강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2026년 말까지 디지털 고객들이 차별없이 매매 및 환전수수료를 실제 0원으로 적용받는 획기적인 혜택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해외투자 전문 운용·자문사의 노하우를 담은 해외투자형 랩어카운트 3종도 출시해 운용 중이다. 해당 랩어카운트는 ▲메리츠글로벌토러스랩 ▲메리츠글로벌더퍼블릭랩 ▲메리츠글로벌레그넘EMP랩(혁신테마형/자산배분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판매 수수료를 평생 되돌려주는 ‘어디서 사든, 여기서 판다’ 이벤트를 실시중이다. 신청은 다음 달 31일까지 받고 있다.
해외주식 판매 수수료를 캐시백 형태로 평생 환급할 예정이다. 현지시간 기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한국시간 기준 토요일 에프터마켓까지) 판매한 해외주식 금액에 대한 캐시백이 차주 월요일마다 지급되는 방식이다.
다른 금융사에서 구매한 해외주식을 내년 1월 7일까지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로 2000만원 이상 옮기면 참여 가능하다.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을 통해 해외투자자를 위한 해외주식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초 글로벌 통합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로 원화를 입금한 후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위한화, 달러, 홍콩달러 등 3개 통화로 해외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해외 주식 매도대금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어 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부터 해외주식 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MTS 개편을 진행해 운영하고 있다. 개편된 MTS 화면에서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해외 주식 홈이, 이후에는 국내 주식 홈이 우선 노출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미국 상장 주식 및 ETF로 나만의 지수를 생성할 수 있는 ‘웰스테크’ 서비스를 MTS에 오픈했으며, KB증권은 지난 7월 말 고객들이 더 편리하고 쉽게 미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MTS ‘M-able’를 통한 미국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거래 대금이 증권사 실적을 가르는 주요 지표로 작용하고 있고, 투자 수요는 내년에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으로 증권사들은 서학개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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