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김완일 기자] BYD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중국산 중저가 전기차로부터 내수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BYD의 가성비 높은 차량 뿐 아니라 그들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LFP 배터리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시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 바로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향후 경쟁을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사용된 배터리 사용량은 총 599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고 밝혔다.
BYD의 사용량은 98.5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늘었다. 이는 작년 대비 늘어난 차량 판매와 더불어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한 결과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 성장과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는 배경은 오랜 기간 투자와 개발을 이어온 BYD의 배터리 기술력 덕분이다.
BYD의 주력 제품인 LFP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주류로 사용되는 NCM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가능거리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BYD는 이러한 LFP 배터리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은 극대화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완성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했다.
BYD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칼날처럼 길고 평평하게 배터리 셀을 제작하여 모듈화 단계를 건너뛰고 배터리 팩에 직접 탑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배터리 셀을 배터리 팩에 더욱 집약할 수 있고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 문제를 비약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받는다.
이밖에도 BYD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낮은 표면 온도와 산소 방출 방지 기술 등을 통해 NCM배터리 및 기존 LFP 배터리 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갖췄다.
BYD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검증하는 못 관통 시험에서 NCM 배터리는 폭발하고 표면 온도가 500℃까지 올라갔다”며 “다른 LFP 배터리도 동일한 시험에서 폭발하진 않았으나 표면 온도가 200℃까지 올라간 것에 비해 자사의 배터리는 폭발은 물론 표면 온도가 60℃도 넘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에너지 밀도 문제를 해결한 LFP 배터리는 안전성과 저렴한 생산 비용의 이점까지 더해져 전기차 시장의 주류로 올라설 것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방법으로 가격의 중요도가 확대되고 있다.
저렴한 LFP 배터리가 탑재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면 신규 고객이 증가하고 캐즘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초기시장과 달리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고 신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전기차 가격의 중요도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캐즘 극복과 향후 시장 점유를 위해 LFP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을 느낀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존 중국 기업과의 협력 또는 자체 개발이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자체 개발을 선택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업계 최대 용량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300Wh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자사의 중저가∙보급형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자체개발 대신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협력을 택했다. KGM은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EVX와 코란도 EV에 BYD로부터 공급받은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아울러 BYD와 배터리 팩 공장 건설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개발 협약을 지난해 11월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KGM 관계자는 “BYD와 협력으로 친환경 라인업 강화 및 핵심부품의 안정적인 수급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KGM은 2025년 상반기 BYD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어서 새롭게 선보일 전기 픽업 트럭에도 BYD의 LFP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업계에 따르면 경상남도 창원에 설립할 계획이었던 배터리팩 합작 공장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KGM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 되며 배터리팩 공장 설립에 대한 투자 대비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현재 잠정 보류인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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