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 마켓 수수료율이 인하될 움직임이 보이자 국내 게임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40여곳의 게임사는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집단조정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30%에 달하는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이 있다. EU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을 시행하며 애플 앱스토어의 독점적인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유럽 지역에서 대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허용하고,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7%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도 앱 마켓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같은 규제 흐름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애플이 앱 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하면 경쟁사인 구글도 플레이스토어 수수료를 같은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게임업계의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모바일 수수료율을 17%로 가정하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7%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게임 개발 및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게임 산업 측면에서는 신작 공급량이 13~26% 확대될 전망”이라며 “트리플A 게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0억원 수준인데, 모바일 수수료 절감액이 온전히 신작 개발로 들어간다면 170개의 신규 파이프라인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은 물론 PC, 콘솔 등을 포함한 전체 플랫폼의 수수료가 17%로 인하된다면 350개의 신규 파이프라인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92%에 달하는 넷마블의 경우 연간 지급하는 수수료가 7000억원에서 4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모바일 매출 비중 72%인 카카오게임즈는 지급 수수료가 3500억원에서 2800억원으로 줄어들어 내년도 영업이익이 85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비중이 79%에 달하는 위메이드도 내년도 영업이익이 760억원까지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개발을 전담으로 맡는 순수 개발사의 수익성도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개발사는 퍼블리셔와 5대5로 수익을 배분한다. 수수료가 30%에서 17%로 낮아지면 개발사의 순 매출 인식률은 35%에서 42%로 상승한다. 시프트업과 넥슨게임즈의 경우 각각 460억원, 230억원의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개발사 특성상 신작 실패에 따른 비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순 매출 인식률 증가로 이익 레버리지 효과는 기존 대비 20% 가까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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