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코레일는 지난 27일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인 KTX-이음 8종과 도시철도 차량에 사용되는 10개의 핵심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외국산 부품 수입과 비교해 조달 기간은 최대 10개월 단축, 연간 49억3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은 2020년 '철도차량부품개발'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수주해 철도차량 10종 부품의 국산화와 고성능·고효율 부품 5종의 개발에 나섰다. 내년까지 6년간 약 1570억원 규모로 사업이 진행된다. 2020년 당시 KTX 유지보수 부품의 국산화율은 전체 1만1314개 품목 중 7311개(64.6%)에 그쳤다. 5년간 해외에서 총 2630개 품목에 3945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이번 사업으로 KTX-이음 부품 국산화율은 90%까지 상승했다. 국산화에 성공한 KTX-이음 부품 8종은 ▲고강도·고성능 제동시스템과 ▲모듈형 주회로차단시스템 ▲고효율 친환경 공조시스템 ▲주행안정성 확보를 위한 공기스프링 등이다.
코레일의 성과의 가장 큰 수혜자는 현대로템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철도차량은 2만5000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지는 다품종산업인만큼 부품의 내재화 비율이 사업의 이익, 경쟁력과 직결된다. 부품 수급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수급 지연시 발생할 수 있는 가동률, 납기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품질관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현대로템의 철도사업부는 2015년 중국 CRRC의 등장 이후 최저가입찰제로 인한 저가수주, 높은 운임비용, 부품 수급문제로 인한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0년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사업을 해외, 고부가 상품 위주로 재편하면서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높지 않다. 지난해까지 공개된 레일솔루션 부문 실적은 매출액 1조5536억원, 영업이익 262억원, 영업이익률은 1.68%이다. 같은 기간 10.07%의 이익률을 보인 방산사업부과 비교된다.
신규철도차량 제작 사업 대비 수익률이 높은 유지보수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의 일상 점검에서부터 경정비, 중정비 및 유지보수 정보 시스템까지 다방면의 철도차량 유지보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 9호선 전동차 등의 유지보수 사업을 맡고 있으며 홍콩, 터키, 우크라이나, 이집트, 뉴질랜드 등 해외 유지보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철도사업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고 미주·유럽·북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는 보수 주기가 돌아오고 있어 유지보수 사업의 성장성이 기대된다. 글로벌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철도 유지보수 사업 규모는 한화 약 7조3829억원으로 추산된다. 2030년까지 매년 5%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레일은 해외판로 개척, 실용화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라 기대감이 상승하는 중이다. 해외 시장진출 관련 국제인증(SIL·TSI 등) 획득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국내외 인증기관과 협업해 성능을 검증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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