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사령탑으로 프로농구에 돌아온 첫 경기부터 쓴맛을 본 김태술 고양 소노 감독은 완패에도 '생각하던 농구가 잘 구현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태술 신임 감독이 이끈 소노는 28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원주 DB에 78-88로 졌다.
주포 이정현과 앨런 윌리엄스 없이 김태술 감독의 데뷔전을 치른 소노는 전반을 41-40으로 선전했으나 후반 크게 밀렸다.
김태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재미있었다. 긴장하지도 않았다"며 "많은 분이 걱정, 우려하셨지만 부담감이 없어서 기분 좋게,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준비한 건 다 잘 됐다"며 "내가 원하는 농구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술 감독이 바란 경기는 '슛을 쏘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은 농구'다.
김태술 감독은 전임 김승기 감독 체제에서는 외곽슛 빈도를 무리하게 늘리는 과정에서 확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슛을 쏘는 일이 잦았다고 분석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강박적으로 외곽슛 빈도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김태술 감독의 지휘 아래에서도 소노는 3점 35개를 던졌다. 2점(30개)보다 3점 비중이 높았다. 성공률은 40%를 기록했다.
김태술 감독은 이날은 슛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정을 잘 만들었다. (경기 종료까지) 4분 정도 남겨두고 10점 차로 벌어졌을 때도 선수들이 무리하게 슛을 던져 역습을 허용하는 일은 없었다"며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부탁한 게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적은 실책에도 흡족해했다. 이날 소노는 실책을 7개로 억제했다.
김태술 감독은 "오늘 실책이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패스가 많아지면 실책이 늘어나서인데, 이런 점은 완벽했다고 본다"며 "또 3점 성공률도 40%나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딱 하나 아쉬웠던 건 공격 리바운드를 자주 허용한 것"이라며 "그래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잘해서 정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태술 감독은 이정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재도를 빼면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다는 점에는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재도와 디제이 번즈 중심으로 공격을 푼 전반과 달리 후반 이재도가 고전하자, 김진유 등이 볼 핸들러로 나섰으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김태술 감독은 "이 부분이 제일 걱정이다. 이재도가 벤치에 있을 때 공격을 맡을 선수, 이른바 기술자라고 할 선수가 없어 답답하다"며 "이 문제는 내가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김태술 감독은 이정현의 빠른 복귀를 독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현이 소노뿐 아니라 한국 농구에 중요한 자원인 만큼 완벽하게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김태술 감독은 이정현의 복귀 시점을 묻자 "다음 시즌을 준비하라고 말해줬다"고 농담할 만큼 이정현에게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겠다고 한다.
그는 "우리 팀뿐 아니라 나라에 중요하고 보물 같은 선수"라며 "오늘 선수들이 잘했다. 여기에 윌리엄스만 들어와서 제공권만 챙겨준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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