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김밥, 부각, 스낵 등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해가는 K-푸드 대표 주자 김의 기원은 어디일까.
28일 전남 광양시에 따르면 김을 생산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시점은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병자호란 당시 의병으로 활약한 김여익(1606∼1660)은 조정이 청과 굴욕적인 화의를 맺은 것을 통탄하며 광양 태인도에서 은둔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훗날 바다를 메워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김여익은 섶을 꽂아 김이 달라붙도록 하는 섶꽂이 방식의 양식법을 창안했다.
수라상에 오른 김의 맛에 푹 빠진 인조가 광양의 김여익이 진상했다는 말을 듣고 그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게 했다는 어원은 잘 알려졌다.
인근 하동 사람들이 양식을 따라하다가 광양 김씨가 만든 것이라며 김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그 기원을 태인도, 김여익에서 찾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태인도에는 김여익의 공과 그 역사를 기리는 김 시식지(始殖址)가 있다.
김 역사관, 유물 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가 김의 역사, 유래, 제조 과정 등을 깨알같이 설명한다.
매년 음력 10월이면 김여익의 후손들은 김 시식지 내 인호사에서 조상의 공을 기리고, 풍작과 안녕을 기원하는 용지 큰 줄다리기를 300여년간 이어오고 있다.
김성수 광양시 관광과장은 "김의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역사를 기리는 김 시식지는 K-푸드 김을 최초로 양식한 창의 공간이자 김 수출 1조원 시대를 연 발원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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