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유네스코 등재 계기로 소비 늘어날 것"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가 28일 우리나라 장류의 기원은 삼국시대가 아니라 고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샘표[007540] 우리맛공간에서 열린 '장 담그기 문화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현대적 전승'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기원전 8∼6세기경 장의 초기 발명이 이뤄졌다는 추측이 고고학과 역사학에서 나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기록에 따라 (장의 기원이) 삼국시대라고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콩의 덩어리와 콩을 삶은 토기가 유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장의 재료인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나 만주 지역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고구려 옛땅이자 맥족의 발상지인 만주에 살았던 옛 조상이 콩으로 장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장과 관련한 기록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처음으로 나온다. 7세기 말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하면서 보낸 폐백 물품에 '장'이 포함돼 있다. 당시의 장은 지금보다 걸쭉한 형태였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추정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장'은 "가장 오래된 민족 음식"이라면서 "한국인의 밥상은 채식에 기반한 음식, 발효 음식이 특징이다. 장은 채식과 발효 음식 문화를 가능하게 한 한식 문화의 정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콩을 이용한 장은 콩이 가장 흔한 만주와 한반도 북부에서 만들어져 중국에 퍼져 들어갔을 것"이라면서 "일본 '미소'도 고구려의 '말장'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가 그 나라 사투리로 '미소'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유네스코가 2010년 이후 무형 문화유산으로 음식 유산을 지속해서 목록에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한국의 김장 문화가, 2015년 북한의 김치 만들기 전통이 잇따라 등재됐고 2022년에는 북한의 평양냉면 풍습이 목록에 올라갔다.
정 교수는 "음식 유산이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에 오르려면 공동체 문화이고 같이 접대하고 환대하는 특성이 있어야 하며 살아있는 유산이어야 한다. 또 해당 국가의 전역에서 전승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다음 달에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한국의 장 문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장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는데 등재를 계기로 장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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