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창단 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페퍼저축은행이 달라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처음 참여한 2021-2022시즌부터 줄곧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다승은 5승에 불과했다. 매 시즌 개막전부터 패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 채로 시즌에 돌입했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전 승리 이후 23연패를 기록,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을 쓰면서 무너졌다.
치욕적인 1년을 보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감독 선임에 힘을 쏟았고, 장소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장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을 맡은 후 선수들에게 ‘연결, 어택 커버, 리바운드 플레이’ 등 프로로서 마음가짐과 기본기를 강조했다.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3패로 탈락했지만, 이전과 달리 치열한 접전을 펼쳐 ‘페퍼저축은행이 변했다’라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실제로 올 시즌 개막전에서 한국도로공사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하며 배구 팬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이후 7연패를 기록하며 추락했다. 또한 KOVO컵과 개막 후 부진했던 자비치를 단 2경기 만에 테일러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테일러는 곧장 팀에 합류하며 페퍼저축은행에 힘을 보탰다. 장 감독은 “테일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하는 중”이라면서도 “테일러를 믿는다. 테일러가 코트에 들어가면 팀에 보이지 않는 영향이 분명히 있다. 테일러가 높이를 잡아주는 만큼 전체적인 팀의 유효블로킹이나 수비가 확실히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테일러는 장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2라운드 원정 경기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한비가 팀 최다 득점인 20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테일러도 19점을 올리며 팀 합류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은 3승 7패(승점 9)로 한국도로공사(2승 8패·승점 8)를 제치고 5위로 도약했다. 4위 정관장(4승 6패·승점 12)과 승점 차도 3으로 좁혔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승리로 시즌 첫 연승을 달성했고, 중위권 도약을 위한 포석을 놓았다. 아직 3위 현대건설(승점 21)과 격차는 크지만, 기세를 이어간다면 봄 배구 진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위권 판도에 긴장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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