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과학기술협력 금지' 2016년 대북제재 후 논문 조사…日연구자들 "몰랐다"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유명 대학 등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북한 연구자들과 함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8편 발견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보도했다.
닛케이가 국제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에 게재된 약 9천700만건의 문헌을 대상으로 북한과 과학 기술 협력을 금지한 유엔 대북 제재가 채택된 2016년 말 이후 일본과 북한의 연구자가 공저자로 나온 논문들을 자체 조사한 결과다.
이들 논문에는 도쿄대학, 나고야대학 등 5개 대학을 비롯해 이화학연구소, 지바현의 스타트업 등 일본 내 7개 기관 연구자 9명이 김일성종합대학 등 북측 연구자들과 함께 이름을 올려놨다.
닛케이는 취재 결과 북한 연구자들이 중국 등 제3국의 연구자를 통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탓에 일본 내 연구자들은 해당 논문에 북측이 참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나고야대 연구자는 자신의 밑에서 활동한 중국인 연구자가 주도해 2017년 쓴 로봇 제어에 관한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닛케이의 확인 요구를 받고 나서야 북측 연구자도 해당 논문에 이름을 올려놓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닛케이는 이번에 일본과 북한 연구자의 공저가 확인된 논문들은 유엔 제재를 위반했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21호는 의료 교류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과학 연구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동 연구 때에는 정부를 통해 사전에 유엔 제재위원회에 통보해 승인받을 필요가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북한과 공동연구로 유엔 제재위원회에 통보한 사례는 한건도 없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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