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핵융합 장치에 손상 일으키는 원리 규명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핵융합로 상용화를 위한 핵심 난제 중 하나를 해결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이 핵융합로의 '토카막'을 시동할 때 발생하는 폭주 전자의 형성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땅 위에서 일으키는 발전방식으로, 인공태양이라고도 부른다.
핵융합 발전을 일으키려면 수소의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인 플라스마를 만들고, 이를 초고온·초고압으로 가열해 원자핵끼리 융합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은 프랑스에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위한 초대형 핵융합 장치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을 추진 중이다.
토카막은 이 핵융합로의 핵심 장치로, 섭씨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자기장으로 가두는 역할을 한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먼저 토카막을 '시동'(고온의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일)해야 하는데 시동을 위해 거는 강한 전기장으로 인해 발생한 '폭주 전자'(가속을 억제할 수 없는 고에너지 전자)가 플라스마 형성을 방해하고 장치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토카막 상용화를 위해서는 폭주 전자가 일어나는 원리를 규명하고,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ITER 국제기구와 공동연구를 통해 폭주 전자를 기술할 수 있는 동역학 이론을 제시했다.
기존 이론으로는 폭주 전자의 위험성이 과소 평가될 수 있음을 예측해 실험값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나용수 교수는 "정확한 폭주 전자 형성률을 제공해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뿐만 아니라 ITER 시동 설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지난달 24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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