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로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에 이어 연속 인하이자, 시장 컨센서스인 동결 전망을 깬 ‘깜짝’ 결정이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찬성했다. 장용성, 유상대 금통위원은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0월 통방 이후 대내외 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소수의견이 나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물가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은은 유가, 환율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겠지만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황은 지난 10월에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도 거시건전성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당분간은 가계부채 리스크가 관리되고 있다고 봤다. 이에 한은은 향후 금리 인하의 영향을 점검하면서 정책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성장은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주력업종에서 주요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커진 교역환경의 불확실성도 일부 반영해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과 물가에 대한 영향에도 유의해야 하는 상황으로 봤다.
이 총재는 “이처럼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크지 않았지만 성장과 외환시장의 안정 간 상충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면서 “여러 논의 끝에 오늘 금통위는 경기 하방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시에는 정부와 함께 다양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를 경제상황 변화를 보아가며 추가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은 앞으로 입수되는 대내외 경제지표를 보면서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며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통위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