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세계적이다. 커피는 바쁜 일상 속 에너지원이자 여유를 즐기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으며, 커피숍은 소통과 휴식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원두 수입량은 2020년 17만 6000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커피의 다양한 맛과 향은 개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고급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커피는 이제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이 무려 '4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를 좋아하고 자주 마시는 이들이 탄식할 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커피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주요 커피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이른바 ‘커피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미국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파운드당 3.2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브라질 커피 농장이 ‘검은 서리’ 피해를 입으며 생산량이 급감했던 197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3.38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아라비카 가격은 올해에만 약 70% 급등했다.
인스턴트 커피나 혼합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커피 원두도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런던 시장에서는 로부스타 원두가 톤당 약 520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 80% 이상 상승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중심 정책이 원두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다수 매체는 설명했다.
브라질은 올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며 내년 커피 수확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원두 가격은 급격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도 기상이변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경작기와 수확기에 내린 폭우로 인해 원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원두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커피 업계에서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커피 제조업체인 네슬레는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향후 커피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벅스는 이미 8월에 2년 7개월 만에 음료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 발표를 한 7월 30일 기준으로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톤당 5088.22달러로 전년 대비 40.2% 상승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모든 음료의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과 600원씩 인상했다.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 1위인 동서식품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 음료 등 다양한 커피 제품의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가격 인상이다. 또한,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도 올해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00원까지 가격을 올린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최고로 비싼 커피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최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바샤커피'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1910년에 설립된 모로코의 전통 커피하우스 '다 엘 바샤 팰리스(Dar el Bacha palace)'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 브랜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랑하며, 역사적인 배경으로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 차이가 매우 크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커피빈은 5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폴바셋은 4700원,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각각 4500원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그에 반해,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는 1500원으로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카페봄봄은 1300원으로 가장 저렴한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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