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출사표] ③한국 안착 위한 극복 과제...기술 경쟁력 입증

[BYD 출사표] ③한국 안착 위한 극복 과제...기술 경쟁력 입증

데일리임팩트 2024-11-28 07:57:42 신고

BYD의 대표 모델인 씰(SEAL,좌측)과 돌핀(DOLPHIN,우측) / 사진=BYD
BYD의 대표 모델인 씰(SEAL,좌측)과 돌핀(DOLPHIN,우측) / 사진=BYD

[딜사이트경제TV 김완일 기자]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최대 영향력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오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허나 일각에선 과거 한국시장에 자리 잡지 못하고 후퇴했던 중국 자동차를 언급하며 BYD의 이번 도전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한다. 성공적인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서 BYD는 세간의 선입견을 지우고 다른 제조사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BYD코리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전기 버스, 전기 트럭, 전기 지게차 외에 승용차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0일에는 한국 기자들을 중국 BYD 본사로 초청하여 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BYD 관계자는 “내년 1월 정식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현재 판매 네트워크를 위해 여러 딜러사와 접촉해 사안을 조율 중이고 판매점, 서비스 센터, 인재 충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YD는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전기차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동안 판매량도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를 훌쩍 앞지르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을 갖춘 BYD의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 전략을 내세운다면 국내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존 전기차에게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이미 국내 시장 전기버스의 과반이 중국산이고 상용차 부문에서 영향력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라며 “남은 건 전기승용차 부문인데 다른 국가처럼 관세로 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을 막기에는 역부족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선 지난 몇 년간 중국차의 위상이 달라졌고 BYD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되었다곤 하나 한국 고객을 충족시키는 건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한국 소비자의 자동차에 대한 기준은 매우 높기로 정평이 나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가격 뿐만 아니라 품질, 성능, 안전, 편의 기능 등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갖춰야 하는 까닭이다. 

일례로 2017년과 2019년 한국에 진출했던 베이징자동차의 ‘북기은상 켄보 600’과 둥펑자동차의 ‘둥펑샤오칸 iX5’가 채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당시 두 모델은 부족한 마감 품질과 성능으로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해당 사례를 통해 BYD의 한국 시장 성패 여부는 가격이 아닌 차량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일 BYD는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BYD
지난 20일 BYD는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BYD

이러한 업계의 관측에 대해 BYD 측은 자사 제품에 대한 품질과 기술력에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진행된 BYD의 기자간담회에서 인둥둥 비야디 홍보∙브랜딩 총감은 “BYD는 한국 시장에 기술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홍보할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BYD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시장 피드백이 좋았는데, 이는 품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 반응을 이끈 덕분”이라 밝혔다. 

관계자가 보인 자신감의 원천은 1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연구 인력 확보와 이들의 손에 탄생한 기술 덕분이다. BYD의 연구진이 개발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 셀투바디(CTB) 등의 차별화된 기술들은 BYD를 성장시킨 원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BYD를 세계 전기차 시장 선두에 안착시킨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칼날처럼 길고 평평하게 배터리 셀을 제작하여 배터리 팩에 직접 탑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구성의 장점은 배터리 팩에 더 많은 셀을 집약하여 기존 LFP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개선할 수 있다. 덕분에 BYD의 전기차는 기존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다른 전기차보다 월등한 성능과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BYD의 셀투바디 기술을 적용한 모델 '씰' / 사진=BYD
BYD의 셀투바디 기술을 적용한 모델 '씰' / 사진=BYD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의 장점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셀투바디’ 기술도 완성했다. 셀투바디는 배터리 셀을 차체에 직접 집어 넣는 기술로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시스템이 차체와 통합돼 강성을 높이는 효과와 주행 안정성 향상도 가능하다.

셀투바디 기술은 2022년 BYD의 대표 모델인 씰(SEAL)을 통해 선보였다. 씰은 82.5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셀투바디 방식으로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70km(WLTP 기준)를 확보했다. 더불어 최고출력 523마력으로 시속 100km까지 3.7초만에 주파하는 뛰어난 성능 선보이며 중국 자동차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물론 패키징이 이뤄지지 않은 블레이드 배터리나 셀투바디 방식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BYD 관계자는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충돌로 인한 손상에도 불이 나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못 관통 시험에서도 일반 NCM 배터리가 화염에 휩싸인 반면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불씨조차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BYD가 뛰어난 차량 완성도와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를 공략한다면 내수 시장의 기존 자동차 제조사 뿐 아니라 정부의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 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BYD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만큼 뛰어난 편이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점유율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친환경차 보조금을 차별화하는 등 대책을 통해 내수 시장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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